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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트리, 스킨푸드 투자금 550억 조기 회수 고액 베팅 후 석달 만에 유상감자 단행

조세훈 기자공개 2020-05-06 07:48:4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1세대 토종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스킨푸드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에 500억원이 넘는 돈을 회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경쟁입찰 당시 다수의 원매자가 높은 금액을 써낸 뒤 유상감자로 회수하는 방안이 거론된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4일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지난 1월 30일 전체 주식의 61%에 대해 550억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감자 후 스킨푸드의 자본금은 3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스킨푸드를 인수한 파인트리파트너스는 투자 3개월만에 투자금(2000억)의 30% 가량을 회수했다.

시장에서는 스킨푸드 인수 당시부터 대규모 유상감자와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법정관리 신청 후 매각과정에서 열 곳이 넘는 원매자가 경쟁을 벌이며 인수가가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200억원 수준인 스킨푸드 청산가치의 열 배 수준에 이르는 '고액배팅'을 통해 승기를 거머쥐었다. 차순위 원매자가 써낸 가격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회사 특성상 높은 가격을 써낸 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스킨푸드 경쟁 입찰 당시 여러 원매자들이 회사를 인수한 후 대규모 유상감자 방식으로 돈을 회수하는 방안이 거론됐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법정관리 기업이라는 스킨푸드의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 법정관리 기업은 큰 폭의 구주 무상 소각이 이뤄져 채권단 변제액을 제외하면 투자금 대부분이 신주 취득액이다. 즉 투자금이 스킨푸드의 신규 자본금으로 쌓인다. 신주 취득 후 곧바로 유상감자를 하면 '고액배팅'이더라도 부담이 없게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유상감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스킨푸드의 생산기지, 유통망, 브랜드 파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인수에 뛰어들었다. 2004년 설립된 스킨푸드는 ‘음식으로 만든 화장품’이란 전략을 바탕으로 로드숍 시장에 진출해 급성장한 곳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2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 15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며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2014년부터 재무구조가 악화됐으며 메르스(2015년), 중국의 사드 보복(2016년) 등으로 주 소비층인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2018년 10월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파인트리파트너스 품에 안긴 스킨푸드는 아직 정상화 궤도에 이르지는 못했다. 법정관리 여파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삼 분의 일 토막난 190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6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명동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하며 영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H&B스토어 입점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을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 로드숍 신규 출점 등 전략적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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