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서 연간 약 500억병 팔리는 코카콜라는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자본주의가 영역을 넓혀나갈 때 코카콜라는 선동의 대표주자로 선봉장에 섰다. 미국과 역사적 궤를 같이 하며 130여년간 글로벌 브랜드로 공고한 입지를 다졌다.정치·경제·사회 불안에도 끄떡없던 코카콜라가 올해 1분기 의외의 사건을 맞닥뜨렸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셧다운에 돌입하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연쇄충격으로 총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나 급감했다. 특히 미국에 코로나 공포가 확산된 3월들어 매출이 급전직하 했다.
1929년 대공황, 1940년 2차세계대전 등의 세계적 위기상황에서도 영토확장을 이뤘던 코카콜라가 바이러스균 하나로 최악의 상황에 돌입하면서 시장에선 '자본주의 몰락의 시그널'이라는 공포감이 퍼졌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올 2월 주당 60달러에 육박하던 코카콜라 주가는 한달만에 36달러대로 40% 빠졌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에선 코카콜라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2007년 코카콜라 코리아를 인수해 국내판매를 도맡고 있는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을 열어보니 코로나19를 뚫고 코카콜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국내만 거의 유일하게 성장을 이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행사 등이 모두 취소된 우울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코카콜라를 전보다 더 많이 마신 셈이다. 덕분에 LG생활건강 주가는 3월 말부터 한달간 약 38% 올랐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국내 코카콜라 매출이 전세계 실적과 대조된 결과에 의아해하며 배경에 관심을 집중했다. 결론적으로 국내 코카콜라의 성장은 '배달인프라'라는 새로운 시장 덕분에 가능했다.
언택트(Untact) 소비문화 확산으로 배달음식 및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코카콜라 수요도 함께 늘었다. 반면 미국 등 해외시장은 배달인프라가 프렌차이즈 식당 중심으로 형성 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렌차이즈 식당이 전부 문을 닫으면서 당연히 배달시장도 셧다운 됐다.
시장의 견해대로 코카콜라를 정말 자본주와 등치시켜 본다면 코로나19는 분명 세계경제에 유례없는 강력한 위기요인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국내 코카콜라 실적을 보면 또 다른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유통시장이 열리고 있고 소비자들은 그 새로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자본주의 원리가 적자생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현재 유통업계는 생존과 몰락이 결정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누가 더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코카콜라 실적은 신 유통시장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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