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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신용등급 유지 '빨간불'…자본확충 고심 운용이익률 낮아, 재무건전성 평가지표 재점검

이은솔 기자공개 2020-05-07 10:05:4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7: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몇년 째 계속된 낮은 운용이익률과 지급여력(RBC)비율 때문에 신용등급이 하락세다. 후순위채 자본 차감 이슈까지 몇년새 겹치고 있어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8일 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와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IFSR 신용등급은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각각 한 단계씩 낮아졌다.

IFSR는 보험금지급능력과 관련된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일반적인 기업 신용등급과 유사한 개념으로 기업 대상 퇴직연금 영업을 하거나 물건을 수주받을 경우 고려된다. 생명보험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기 때문에 선순위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후순위채만 신용등급을 평가받는다. 정작 후순위채는 발행기관이 파산할 경우 가장 마지막으로 상환 권리를 갖는 채권이라 일반적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부여받는다. 그렇다보니 후순위채 등급으로는 해당 보험사의 신용등급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어 IFSR을 사용한다.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 6월 신평사들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국기업평가는 모니터링 기간 동안 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한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용등급 하락에는 농협생명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낮은 운용이익률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농협생명의 2019년말 운용자산이익률은 2.93%로, 생명보험사 평균인 3~4% 수준에 미달한다. 2018년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서 환헤지 비용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이후 운용이익률이 3%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농협생명의 총자산세전이익률을 2017년 0.2%, 2018년 -0.3%, 2019년 0.1%로 집계했다. 총자산세전이익률은 세금으로 인한 변동성이 높은 보험사 당기순익 구조를 반영하기 위해 고안한 지표로 세금 영향을 제외한 수익률을 나타낸다. 농협금융지주 내 증권이나 은행 등 다른 계열사에 비해 과도한 농업지원사업비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봤다.

문제는 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190.15%다. 2017년말 217.9%, 2018년말 195%, 2019년말 192.4% 에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영업을 잘 해 이익이 쌓이면 RBC비율이 제고되지만 보험업계의 손해율 상승과 낮은 운용이익률을 감안할 때는 외부 요인 없이 RBC비율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2017년 발행한 후순위채의 만기가 5년 이하로 돌아오면서 매년 자본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 2024년 4월 28일이 만기인 후순위채 1700억원에 대해 매년 20%인 340억원을 자본에서 차감한다. 당시 추정치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340억원의 자본차감은 RBC비율을 151bp가량 하락시킨다.

농협생명 측도 자본확충 필요성을 인지하는 만큼 지난해부터 후순위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후순위채를 발행하더라도 이번 신용등급 조정으로 인해 조달 여건은 더욱 나빠지게 됐다. 후순위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발행 금리나 수요 모집 부담이 가중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농협생명이 총자산세전이익률 0.25% 이상, RBC비율 200%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 상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분간 농협생명이 두 조건을 충족해 신용등급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협생명의 ROA는 3%를 기록했다. 신평사 측은 신용등급 조정 전 1분기 잠정 실적을 이미 감안한 결과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분기가 아닌 연간으로 봤을 때는 농협생명의 ROA가 3%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수익성이 좋지 않아 이익을 통해 RBC비율을 200% 이상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기평 뿐 아니라 타 신용평가사도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가 먼저 농협생명의 IFSR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일주일 후 나이스신용평가도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재까지 나이스신용평가는 농협생명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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