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하던' 국제운용 유재은 회장, 주요주주 등극 [지배구조 분석]유상증자 참여, 재원은 국제신탁 매각대금 '추정'..두 자녀와 대주주 '3인 체제' 구축
김수정 기자공개 2020-05-11 13:02:0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재은 국제자산운용 회장이 최근 유상증자에 참여해 기존 최대주주이자 자녀인 유재영 부사장, 유혜원 이사와 함께 3인 오너 체제를 구축했다. 2대주주였던 유 부사장은 해당 증자에 출자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유 회장 일가가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 지분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해 얻은 수익을 국제자산운용에 본격적으로 투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유 회장과 유 부사장은 국제자산운용 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 참여의 포석을 깔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자산운용은 최근 보통주 140만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번 증자로 29만7484주, 14억8742만원이던 총 발행 주식 수와 자본금은 169만7484주, 84억8742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유 회장과 유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주주인 유 부사장, 유 이사와 더불어 유 회장까지 최대주주 명단에 등재되면서 3인 오너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전까진 국제자산운용 지분 전부를 유 부사장과 유 이사가 48.3%, 51.7% 지분율로 양분해 갖고 있었다.
유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69만5042주를 신규 취득했다. 유 부사장도 70만4958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들은 지분 신규·추가 취득에 각각 35억원 가량씩 투입했다. 이전 최대주주인 유 이사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유 회장과 유 부사장, 유 이사는 각각 41.0%, 50.0%, 9.0%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증자 직전 진행한 무상감자로 인해 쪼그라들었던 자본금은 오히려 감자 이전의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앞서 국제자산운용은 결손금 보전을 위해 지난달 말 50.4% 비율의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유 부사장과 유 이사가 보유한 주식이 동일 비율로 소각됐다. 감자 이전 60만주, 30억원이던 총 발행 주식 수와 자본금은 각각 50.4% 줄었다. 유 부사장과 유 이사가 보유한 주식 수도 14만3784주, 15만3700주로 50.4%씩 축소됐다.
유 회장 일가는 국제자산신탁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한 이후 국제자산운용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자산신탁은 유 회장이 2007년 설립한 부동산 신탁사로 작년 우리금융에 매각되기 전까지는 국제자산운용 모회사였다. 유 회장은 국제자산신탁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로서 매각 직전까지 최대주주이자 회장 자리를 지켜 왔다. 유 부사장은 유 회장의 장녀로 국제자산신탁에서 경영지원본부 전무로 근무했었다. 차녀 유 이사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국제컨설팅 대표를 지냈다.
유 부사장과 유 이사는 지난해 국제자산신탁이 우리금융지주에 매각되기에 앞서 국제자산신탁이 보유했던 국제자산운용 주식을 넘겨 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우리금융은 작년 상반기 유 회장(170만4600주·73.5%)과 유 부사장(30만6000주·13.2%)이 보유한 국제자산신탁 지분 총 201만600주(86.7%)를 순차적으로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어 우리금융은 작년 말 유 회장 보유분 105만4000주와 유 부사장 보유분 전부, 그리고 우리은행이 보유했던 20만주(8.6%)를 인수하면서 67.2% 지분율을 확보한 채 최대주주가 됐다. 유 회장과 유 부사장도 이 때를 기해 국제자산신탁 회장과 전무 직위를 내려놨다. 유 회장과 유 부사장이 국제자산신탁 매각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2000억원에 육박한다.
이후 국제자산운용은 올해 2월 유 부사장을 상임·비등기 이사로, 3월 유 회장을 비상임·등기이사로 잇달아 선임했다. 유 이사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임원 명부에 등재돼 있다. 나란히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유 회장과 두 자녀는 이후 이번 유상증자까지 완료하면서 최대주주 지위까지 공유하게 됐다.
업계에선 오너 일가가 국제자산신탁 지분 매각으로 수취한 현금을 국제자산운용에 투입하면서 운용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국제자산신탁 매각이 추진되던 시점부터 시장에선 유 회장이 국제자산신탁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국제자산운용에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었다.
다만 유 회장은 직접 경영에 참여하기보단 고문 등 역할로 후방을 지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제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금 확충 목적에서 이뤄졌다"며 "유 회장 경영 참여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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