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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투자금 가지급 '골머리' 가지급금 비율 산정 결과 '촉각'…투자자 합의 '불발' 가능성

김진현 기자공개 2020-05-12 14:08:1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손실 투자자에게 가지급금을 전달하는 안을 놓고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지급금 산정 비율을 과도하게 잡을 경우 배임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투자자들은 높은 비율로 가지급금 산정을 원하고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투자자에게 펀드 손실 분에 대해 가지급금을 전달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가지급금이란 투자자의 자금 유동을 위해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손실이 확정되고 남은 잔액을 환급받기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임시로 지급하는 것이다. 투자자는 손실이 발생한 후 돌려받을 수 있는 잔액을 미리 앞당겨 받는 셈이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가지급안을 포함해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로 가지급금 전달이 확정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IBK기업은행이 가지급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건 추후 배임 이슈 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급금을 초과하는 손실금액이 확정된다면 배임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DiscoveryUS핀테크글로벌채권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과 'DiscoveryUS부동산선순위채권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 등은 현재 환매 연기 상태다. 손실이 예상되지만 자산 가치 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손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A법무법인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55조를 보면 손실보장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가지급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편입 자산에 대한 실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지급금을 상계할 수 없어 지급 근거가 더 희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회수 가능한 자산 가치가 정해지기 전까지 가지급금 비율을 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비율을 정해 가지급금을 지급했다가는 배임 이슈 등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추후 자금을 돌려주길 거부하거나 이미 합의한 사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판매 건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K기업은행이 서둘러 가지급금 전달 카드를 꺼낸 건 분쟁조정위원회나 소송 등의 절차로 사건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회수 가능 자산에 대한 정확한 실사 내역이 나오지 않아 진행 속도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IBK기업은행은 가지급금 전달 안을 이사회를 거쳐 결정한다는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가지급을 확정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여러 해결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며 아직가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지급금을 전달하는 게 기정사실화 됐다며 확정된 해결 방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관련 해결안은 '디스커버리 펀드 사후관리 TFT'에서 WM사업부와 준법지원부가 함께 마련하고 있다. 준법지원부가 합류한건 법률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이슈도 고려해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투자자와 판매사간 자율 합의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IBK기업은행이 결국 가지급을 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투자자가 만족할만한 가지급 비율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느냐다. 투자자들이 투자금 전액에 준하는 비중만큼 가지급을 원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체 자산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일부 기초자산의 회수율을 고려하면 회수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우 기업은행이 제시한 가지급금 전달 방안에 대해 투자자들이 동의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IBK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판매와 관련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법무법인 등을 통해 조만간 소송 등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은 가지급금 전달 비율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자율 합의를 택하기보다 법률적, 행정적 절차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IBK기업은행의 해결 방안이 진전이 없다면 조만간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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