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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유니콘 러닝메이트 김소희 위벤처스 상무FI·SI 경험 살려 커머스 베팅, '딜 분석·소싱·LP 관리' 3박자 갖춰

이종혜 기자공개 2020-05-20 07:48:2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소희 위벤처스 상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창업과 국내 전자 대기업, 벤처투자 등을 두루 거치면서 벤처캐피탈업계의 핵심 심사역으로 자리 잡았다.

IT기술, 플랫폼, 커머스 등 투자 스펙트럼도 넓다. 벤처 투자 시장의 묘미는 끊임없는 변화에서 온다고 말하는 김 상무(사진)는 철저한 분석뿐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며 노력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성장스토리 : 창업가에서 심사역으로, 발로 뛰는 VC 핵심 인력으로

김 상무가 LG전자에서 전략 투자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 2015년 LB인베스트먼트로 옮긴 그는 벤처캐피탈 투자에 몸 담은 지 만 10년을 맞이했다.

김 상무는 창업 생태계 경험이 풍부하다. 일찍부터 창업을 경험했다. 홍익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01학번. 벤처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그는 닷컴버블이 꺼지고 창업열기가 식은 2002년 거침없이 도전했다.

대학교 2학년 때 후배 2명을 모아 실리콘 제조회사 키스킨(현 리어스)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발명이었다. 데스크톱 키보드에는 있지만 노트북에는 '키보드 커버'가 없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하드웨어를 보호하면서 열에 강하고 액정에 영향이 없는 실리콘 커버를 만들기 위해 발로 뛰었다.

투명한 필름 생산이 가능한 금형 제조사와 실리콘 소재 기업들을 찾아 다녔다. 창업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져 삼성전자, 메디슨, 아이리버 등에 납품했다. 당시 발명과 창업이 동의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창업 후 갈증이 생겼다. 원가구조부터 기업운영, 계약까지 사업의 편람을 모두 배우고 싶었다. 2006년 삼성전자 VD사업부에 공채로 입사해 반도체 개발 구매팀으로 지원했다. 5년간 경력을 쌓고 나자 창업과 뗄 수 없는 투자를 배우기 위해 2010년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부서에서 몸 담으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발굴, 투자를 경험하며 본격적인 투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창업보다는 투자로 적성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즐기는 사람은 따라올 수 없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2015년 제의가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김 상무는 벤처캐피탈 업계로 스며들었다. 업계로 이동하면서 투자영역을 넓힐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다. IT기술, 플랫폼,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경험할 수 있었다.


◇투자 철학 : 창업자의 학습능력과 도덕성

김 상무는 투자 전에 늘 스스로를 경계한다. 직감은 믿지 않는다. 무조건 발로 뛰고 직접 만나서 확인하는 행동이 10년째 습관처럼 몸에 배여 있다. 선입견과 경험에 의한 의사결정과 판단을 지양한다.

덕분에 김 상무는 ‘콜드콜’을 많이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알려져있다. 콜드콜은 문전박대를 각오하고 일면식도 없는 기업에 미팅을 요청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은 기존 영업망이 없는 스타트업의 필수 통과 의례다. 김 상무는 역으로 스타트업으로 콜드콜을 자처한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려는 열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상무가 만나서 검토하는 기업의 50% 이상이 본인의 콜드콜을 통해 이뤄진다.

김 상무의 투자 철학은 창업자와 팀의 학습능력 및 인성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다. 그는 “산업이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 좋은 대표와 팀은 사업 모델을 찾는 능력과 피보팅이 빠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이 뛰어난 창업자는 주변에 좋은 팀들이 모이고 맨파워 있는 훌륭한 팀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창업자는 팀 안팎의 갈등 등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창업자와 투자자의 상호신뢰까지 형성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동안 투자를 진행한 기업의 창업자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트랙레코드 1 : 무신사, 유니콘 기업의 표본이 되다

무신사는 김 상무의 선구안과 집념이 결합된 포트폴리오다. 무신사는 국내 최대 패션 전문 온라인 숍이다. 기업가치가 2조원으로 국내 10번째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무신사는 색다른 성장 스토리로 단숨에 성장한 기업이다.

2001년 ‘무지하게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2003년 자체 매거진을 발행하는 등 패션 브랜드 마케팅 채널로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매출이 2015년 329억원에서 출발해 매년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수익성이 돋보였다. 다른 커머스 유니콘 기업과 달리 일찍이 흑자구조를 이룬 무신사의 영업이익률은 46%를 기록했다.

무신사에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2015년 조만호 대표를 미팅했다.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던 조 대표부터 설득해야 했다. 김 상무가 가장 잘 하는 콜드콜을 지속했다. 지속적으로 미팅을 통해 조 대표와 무신사가 성장하면서 고민하는 부분을 공감했다. 결국 3년만인 2018년 투자를 단행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 가운데 처음으로 무신사에 34억원을 투자했다. 김 상무의 러닝메이트 역할은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김 상무는 “무신사의 조 대표는 커머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뛰어났다”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갖는 외부의 사업 제안, 사업모델 다각화, 인력 확보, 해외 진출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서포터 역할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도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배웠던 시기이며 가장 존경하는 회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을 넥스트 유니콘으로 꼽는다. 투자 검토 당시 SNS를 통해 셀럽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를 파악했다.

에이블리는 셀러가 쉽게 이커머스를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는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풀필먼트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팀 구성원이 완벽했다. 2018년 에이블리 서비스가 런칭 된 지 2년 만에 누적 거래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800% 증가했다.

김 상무는 “에이블리의 성장을 보며 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상호 간 신뢰감 있는 멤버가 모여 문제를 정의하고 집중력 있게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며 단기간 성장을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 2 : 영리한 경영전략 변화 택한 디홀릭커머스, 성장 가능성 확신

디홀릭커머스 역시 김 상무의 투자 철학이 모두 녹아있다. 전문성을 갖춘 이동환 디홀릭커머스 대표는 학습 능력까지 뛰어났다. 디홀릭커머스는 여성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2001년 이동환 대표가 설립한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인 '다홍' 쇼핑몰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중반 동대문 시장에서 출발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과열되면서 사업의 중심지를 일본과 중국으로 빠르게 옮겼다. 해외 사업이 중심이 되면서 디홀릭커머스는 현지 트렌드에 맞는 국내 패션, 뷰티 제품을 골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했다.

2008년 해외 진출과 동시에 일본 내 회원만 200만명에 달한다. 2019년 기준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홀릭커머스는 일본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가운데 최대 성공작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상무는 2019년 10월 위벤처스로 합류하자마자 유진증권과 함께 1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디홀릭커머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플랫폼 역량을 강화 중이다. 일본 뿐 아니라 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산업 구조에 대한 변화까지 갖춘 이 대표를 찾아 설득하고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며 "디홀릭커머스를 통한 스타트업을 비롯한 훌륭한 K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평가 :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정석, 딜 소싱·분석·LP 네트워크 3박자"

김 상무는 벤처캐피탈업계에서 탐내는 인재로 손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국내의 대기업을 두루 섭렵하며 노하우와 지식 등 경험을 쌓았다. 성공적인 창업 경험을 갖춰 대내외 인적 네트워크도 뛰어나다.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 VC2본부장(상무)을 멘토로 삼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0년 LG전자 기술전략팀 내 CVC에서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정 본부장은 김 상무를 ‘대장부’로 지칭한다.

정 본부장은 “김 상무는 딜 분석, 딜 소싱, LP 네크워크 등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기본 역량인데 3박자를 모두 갖췄다”며 “새롭게 위벤처스의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프로젝트 펀드 2개를 만들고 투자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더십도 뛰어난 인물이라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다수의 창업가와 만날 때 거리낌이 없어야하는데 그는 낙천적이고 씩씩한 성격 뿐만 아니라 리더십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벤처캐피탈의 본질과 맞아 떨어진다. 모험적이고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향후 계획 : 초기 서비스 플랫폼 기업 집중 발굴 예정

김 상무는 겸손하다. 올해 역시 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묵묵히 할 것이라며 자세를 거듭 낮췄다. 김 상무는 "새로운 변화 트렌드 안에서 좋은 역할들을 하는 기업들을 성장을 돕는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10년차인 김 상무의 누적 투자금액은 540억원이다. 위벤처스의 파트너로 합류하고 유진-위벤처스 신기술사업 투자조합 1호(156억원), WE시그니처블랙1호 펀드(61억원)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올해 위벤처스는 펀드 1~2개를 결성할 계획이다. 김 상무가 펀드의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김 상무는 “서비스 플랫폼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할 계획이고 IT기술 분야의 투자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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