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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10배 껑충…환관리 중요성 '부각'2분기 완전자본잠식 가능성, '내추럴 헤지'로만 대응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21 08:20:4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급등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1795%(별도기준)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불과 3개월 만에 1만6883%로 10배 가까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순적자 확대가 자본 감소로 이어져 2분기 중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거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적자폭을 키운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환율상승이 손꼽힌다. 달러당 원화값이 전년 대비 6.1% 오른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탓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2분기 들어 1220원대를 오르내리는 등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율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1조1295억원, 영업손실 208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었고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작년 843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5490억원으로 1년 새 6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영업손실(2082억원)보다 금융·기타비용으로 인한 영업외손실(3412억원)이 더 크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5000억원대의 순적자는 결손금 확대로 이어졌다. 작년 말 기준 1조926억원이었던 결손금이 1조6527억원까지 확대되며 자본총계가 6339억원에서 709억원을 쪼그라들었다. 차입금 증가로 부채총계가 늘고 자본총계는 줄어들며 부채비율이 1만7000%에 육박한 수준까지 확대됐다. 순손실을 키운 직접적인 원인은 영업외손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외화환산손실(2699억원)이다.

항공업은 업종 특성상 환율흐름에 손익이 크게 좌지우지된다. 항공기 리스나 연료유류비, 항공권 매출 등에서 외화 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보유 항공기 중 리스 비율이 높은 경우 더욱 그렇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항공기 84대(여객 72대·화물 12대) 가운데 24% 가량인 20대(여객 12대·화물 8대)만 직접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64대는 운용리스나 금융리스로 '빌린' 상태다. 따라서 환헤지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올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93.6원으로 전년 동기(1125.1원) 대비 6.1% 상승했다. 1분기 영업량을 고려할 때 환율이 10% 오르거나 내리면 당기손익에 5490억원의 변동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 외화환산손실이 크게 발생한 것"이라며 "항공기 리스뿐 아니라 유류 등 외화로 거래하는 부분이 많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통화별 자산과 부채의 균형을 유지해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내추럴 헤지 전략을 활용한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나 유가변동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요 통화별 수입과 비용의 균형을 유지하는 '내추럴 헤지(Natural Hedge)'를 통해 환율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필요시 환위험관리를 목적으로 파생상품계약을 맺는 등 액티브 헤지(Active Hedge)도 활용하지만 주된 방침은 아니다. 두가지 방법 모두를 활용해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차이가 있다.

특히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도 설치해뒀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수장을 맡은 위험관리위원회(10명)가 상시 운영되고 있다. 재무·전략기획·구매담당임원과 자금팀장, 경영기획팀장, 회계팀장, 구매팀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들의 역할은 위험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헤지방식 및 목표 헤지비율 등을 정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파생상품 등을 통한 별도의 헤지는 하지 않고 외화의 통화를 달러 위주가 아닌 유로나 엔화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내추럴 헤지를 하고 있다"며 "다변화를 통해 달러가 급등하더라도 나머지 통화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동안 지금과 같은 환율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CFO인 진종섭 전략기획본부장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기존 전략만으로는 2분기 더 큰 외화환산손실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에 30년 가까이 몸 담고 있는 진 본부장은 기획과 재무, 회계 관련 팀을 총괄하고 있다. 지점 근무로 이력을 시작해 현장에 대해 잘 알고 해외본부 경험도 갖춰 항공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1967년생인 진 본부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KDI MBA를 마친 재무통이다. 1992년부터 10년 넘게 아시아나항공 서울여객지점에서 현장경험을 쌓았고, 2003년부터 자금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부터 4년간 미주지역본부에 나갔다가 다시 자금팀장으로 복귀해 4년을 보냈다. 이후 전략기획담당 임원을 지내다 지난해 4월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재무와 관련된 경력만 15년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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