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한진칼 지분 관계 끊었다 보유주식 전량 매각…SKT 지분은 '평가손실'
원충희 기자공개 2020-05-21 13:45:3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한진칼 주식을 전량 매각해 지분관계를 끊었다. 대한항공과 사업제휴를 맺고 확보한 지분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에 엮인 게 부담스러웠던 탓으로 보인다. 제휴 차원에서 지분 교환으로 얻은 SK텔레콤 주식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을 면치 못했다.카카오는 1분기 중 보유하고 있던 1.7% 가량의 한진칼 지분(약 100만주)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식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모회사(한진칼)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양 사는 항공권 결제부터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전 방위적인 상호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려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불거지자 카카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지분 차이가 박빙이라 카카오 보유주식이 캐스팅보트로 부각됐다.
카카오는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은 물론 경영권 분쟁 자체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장에선 카카오가 지난 3월 중 한진칼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도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의 공정가치는 245억원으로 측정됐다. 매각 시점은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주가가 한창 뜨고 있던 시절이라 처분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매각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돼 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편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한 SK텔레콤 지분 1.6%(126만6620주)의 경우 한진칼과 달리 여전히 보유 중이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교환을 실시했다. 카카오는 SK텔레콤의 구주를 취득하고 SK텔레콤은 카카오의 발행신주 2.5%(217만7401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했다.
SK텔레콤이 취득한 카카오 신주는 한국예탁결제원과 예탁계약(예탁일로부터 1년간 증권 인출 및 매각 금지)이 체결돼 있어 올 10월 이후에나 풀린다.
당시 카카오의 SK텔레콤 주식 매입가격은 주당 23만6851원, 공정가치로 측정한 장부가는 3014억원이었다. 그러나 작년 12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의 주가가 올 3월 20일 최저점(16만4000원)을 찍으면서 카카오의 보유지분 가치도 떨어졌다. 1분기 보고서를 보면 SK텔레콤 주식의 장부가는 2242억원으로 측정됐다. 772억원 상당의 평가손실을 입은 셈이다.
다만 3월 이후부터 SK텔레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21만원대로 상승한 터라 현재는 평가손실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통상 제휴를 통해 확보한 주식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자산(FV-OCI)'으로 분류해 평소에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처리하다 팔면 이익잉여금으로 재분류된다"며 "둘 다 자본항목이라 당기손익에 끼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집' 신화로 세운 종합 ICT그룹 '경고등 켜졌다'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다올운용 라인업 확대 '총력'…해외재간접 펀드 출시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브이아이운용, 현대엘리 표대결서 이사회측 손들었다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다올운용, 삼성전자 이사 후보 '리스크 관리 미흡'
- [성과연동 펀드판매 확산]당국 눈치보며 쉬쉬…법령해석 재확인후 '본격화' 조짐
- [동구바이오제약 신사업 전략]캐시카우만으론 역부족, 벌크업 기반 '오너 보증 차입'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김권 셀비온 대표"경쟁약 넘는 효능, 품목허가 꿈 도전"
- [Policy Radar]바이오시밀러 문턱 낮춘 유럽, 비용·경쟁 판이 바뀐다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실적 저하에도 현금 쌓이는 삼성SDS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전기, 4년 만에 잉여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경영진 인센티브의 명암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SDI, 1조 번 배터리에 시설투자 4조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디스플레이, 전자 배당에 현금 보유량 감소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전자, 늘어진 현금 사이클…해법은 '매담대' 확대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한미반도체, 트렌드·장래성·주주환원 '3박자'
- [기업집단 톺아보기]'그룹 핵심'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증가폭 둔화 '숨통'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배당주 코리안리, 자사주 대신 무상증자 택한 이유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삼성전자, 연 10조 배당…믿는 구석은 반도체 '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