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크래프톤, 최대 실적에도 현금흐름 절반 급감모바일 매출 비중 크게 늘면서 대금 지급 사이클 길어져
성상우 기자공개 2020-05-25 08:07:1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0: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1년간 분기별 현금흐름 추이 상으로도 최저치 수준이다.실적 성장에도 현금흐름이 악화된 건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때문이다. 그동안 더디게 우상향을 그려오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이 지난 분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부문 비중이 크게 늘었다.
모바일 매출은 플랫폼사의 중간 정산 과정이 추가됨에 따라 유저들의 결제 대금이 회사로 지급되기까지 시차가 생기는 특성이 있다. 매출 및 이익으로 잡힌 금액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현금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때문에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게 된다.
22일 회사측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매출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256%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순이익 역시 2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한 최대치다.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지난 1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54억8100만원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664억7000만원에 비하면 약 47% 줄어든 수치다.
최근 1년간 현금흐름 추이를 보더라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엔 1년 내내 600억~1000억원 범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각 시점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2분기 611억1700만원 △3분기 1015억1100만원 △4분기 619억4400만원이다.
크래프톤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이 됐다. 모바일 사업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금 결제 사이클이 바뀐 탓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라는 유통 플랫폼을 거친다. 유저가 게임 내에서 결제한 금액이 플랫폼을 거친 뒤 회사에 입금되는 형태다. 이 과정이 통상 30~40일 정도 걸린다. 수익 인식 시점과 현금 유입 시점 사이에 한달 이상의 시차가 생기는 셈이다. 결제액이 신용카드사로부터 수일내에 입금되는 PC·온라인 게임과 대비되는 구조다.
유저가 결제한 금액은 아직 회사로 대금이 지급되기 전이므로 매출채권으로 잡힌다. 그 중 2월말~3월말 사이에 발생한 매출채권은 1분기에 현금유입이 안된 항목이라 현금흐름표 상 차감항목이 되는 구조다.
크래프톤의 1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 내역 중 매출채권으로 인한 차감 규모가 가장 컸다. 영업창출 현금 452억원은 분기순이익 2939억원에 현금유출 없는 비용(감가상각비·외화환산손실·금융자산평가손실 등)인 1156억원을 가산한 뒤 현금유입 없는 수익(258억원)과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액(3385억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산정됐다. 이 차감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이 매출채권(3226억원)이다.
크래프톤의 1분기 모바일 매출은 4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09% 급증했다.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아시아 시장에서 본격 흥행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그모바일은 출시 이후 꾸준히 우상향이었으나 최근들어 성장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했다"면서 "해외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의 사업 부문별 비중은 정반대로 역전됐다. 배그 모바일 출시 초반 10% 수준이었던 모바일 부문 비중은 지난 1분기 82.9%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지난 2018년 80~90% 비중을 차지했던 온라인 부문 비중은은 1분기에 14.2%로 줄었다. 온라인(PC버전 배틀그라운드) 위주 수익 구조에서 모바일 위주 구조로 전환한 셈이다. 현금흐름 측면에선 전체 매출에서 현금으로 즉시 유입되는 비중이 줄고 약 1개월 뒤에 유입되는 비중이 높아진 구조다.
다만 모바일 매출로 발생한 매출채권은 단순히 결제 시점 시차로 인해 생긴 것이고 지급 주체가 애플, 구글 등 플랫폼사라는 점에서 연체 및 대손상각 가능성은 극히 낮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회계기간이 바뀌면서 반영이 안됐지만 결국 현금 유입으로 연결되는 금액이다. 크래프톤의 지난 1분기 현금흐름 악화는 일시적인 착시현상일 뿐 크래프톤의 영업 환경이나 현금창출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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