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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디스카운트 고조…P-CBO 재부각 [Market Watch]고금리에도 미매각 우려 확산…하반기 전망도 부정적

오찬미 기자공개 2020-05-25 14:34: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 등급 채권의 디스카운트가 심화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안정과 함께 미뤄왔던 조달에 나섰지만 등급 안정성이 높지 않은 탓에 좀처럼 투심 회복이 이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신용등급이 한두 단계 높은 기업 대비 금리 메리트도 크지 않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미매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달금리가 높아 A급 기업으로부터 외면 받았던 채권담보부증권(P-CBO)로 눈을 돌리는 곳도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공모채 발행과 P-CBO 편입을 병행해 올해 상반기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A-등급 금리 효과 다했나…정부 인수 프로그램으로도 역부족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 채권의 미매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차환지원 프로그램으로도 미매각분을 막기에 역부족인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공모채 발행을 앞둔 기업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P-CBO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대건설기계(A-등급)의 수요예측 미매각 영향이 컸다. 현대건설기계는 만기 도래하는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발행규모를 1500억원까지 늘렸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규모다. 대신 고정금리를 제시해 상단을 각각 3%, 3.2%로 잡았다. 하지만 2년물에 50억원의 신청이 들어온 게 전부였다. 1450억원 규모의 역대급 미매각이 발생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이 미매각분에 가동된 첫 기업으로 남게 됐다.

직전에 발행에 나섰던 A-급 기업은 서둘러 발행에 나선 덕분에 큰 타격은 없었다. A-등급의 대한제당은 규모를 줄이고 금리도 3%대까지 높이는 카드를 썼다. 3년물 250억원, 5년물 150억원 규모를 채우며 민평금리 대비 70bp 높은 수준에서 가산금리를 확정했다. 5년물의 금리가 3.342%로 3%대를 넘겼다. A-등급의 하나F&I도 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80bp 높인 덕에 2년물 700억원, 3년물 500억원 발행에 나서서 각각 930억원, 6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각각 2.703%, 2.847%에서 결정됐다.

한 시장 관계자는 "A-의 경우 등급 안정성이 낮은 탓에 발행에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를 감수하면서 참여할 만큼 금리에 대한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시장에서 외면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시장 악화 전망에 공모·P-CBO 투트랙 조달 착수

A0와 A+ 등급의 기업도 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70bp 높은 수준으로 올리자 A-급의 비용은 한층 더 높아졌다. 앞서 발행한 A0급의 한솔제지가 3년물 700억원 모집에 발행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67bp까지 높였다. 1000억원으로 증액에 성공해 금리는 2.541%에서 확정했다.

A+급인 한일홀딩스도 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70bp까지 올렸다. 3년물 1500억원을 발행하면서 2.469%에 금리를 확정했다. 이에 최근 수요예측에 나선 A-급의 한화건설은 희망밴드를 고정금리로 제시하면서 상단을 각각 3.1~3.6%, 3.6~3.9%로 설정했다. 민평금리 대비 최대 140bp 높은 수준이다.

A-급 금리가 치솟자 그동안 고금리 탓에 외면했던 P-CBO가 대안책으로 재부각되고 있다. P-CBO는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그동안 정부가 신용보강을 통해 지원해 온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확산되면서 중견·대기업으로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P-CB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최대 1000억원까지 발행을 할 수 있다. 금리는 3대%부터 책정되고 있다.

시장에서 올해 하반기 이후 A-급 기업들의 발행 분위기가 더 악화될 거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공모채와 P-CBO를 병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대표적이다. 앞서 공모채를 발행한 현대건설기계는 신용보증기금의 심사를 거쳐 이르면 5월 말 P-CBO 자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P-CBO를 발행을 미뤘던 A-급 기업 대부분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P-CBO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기술투자(A-급), 보령제약(A0급), 현대엘리베이터(A0급), GS E&R(A+급) 등이 발행을 준비중이다.

한 A-급 기업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올 상반기에 최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모채와 P-CBO 자금 조달을 병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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