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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라이프, OTC점포 잰걸음… 소비자 니즈 주목 [기업형GA 분석]⑥법인영업 모태 강점, 2019년 코스톤아시아 610억 투자유치...2023년 IPO ‘정조준’

진현우 기자공개 2020-05-27 10:45:43

[편집자주]

국내 보험업계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한 독립보험대리점(GA)의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불어난 몸집만큼 업계 영향력도 강화되면서 감독당국의 규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특히 수수료 체계 변화로 오는 2021년 지각변동도 예고돼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단일 경영체제를 갖춘 기업형GA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업형GA의 하우스별 특징을 토대로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 방엔 빨강·파랑·노랑·초록색 자석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국내 지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험클리닉'이라는 상호의 지점 내방형(Over The Counter: OTC) 점포의 진출 현황과 확장 계획이다.

자석의 색깔은 OTC점포가 입점해 있는 위치를 가리킨다. △빨강(이마트) △파랑(홈플러스) △노랑(로드샵·역세권) △초록(롯데마트) 등 40~60대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해 주로 대형마트 위주의 입점 전략을 구상했다. 주부들은 가족들의 보험 상품 내역을 일일이 관리할 뿐만 아니라 가입과 해지 등 실질적인 권한을 지닌 메인 고객으로 분류된다.

피플라이프의 보험영업 전략은 OTC점포를 통한 오프라인 접점 확대가 핵심이다. 금융기관들이 업무의 디지털화를 꾀하며 고객과의 비대면 채널을 넓혀 나가는 것과 다소 상반된 행보다. 보험 상품은 보장내역도 복잡하고 구조가 까다로워 가입·해지 등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설계사들을 직접 만나 설명을 듣길 원하는 소비자 니즈와 업종 특성을 고려했다.

◇고객전략 PUSH→PULL, 정규직 전진배치… 불완전판매 요인 차단 노력

피플라이프는 OTC점포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일본 사례에서 엿봤다. 국내 보험업과 비슷한 성장 전철을 보인 일본에선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OTC점포를 찾는 보험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필요한 보험을 지인이 아닌 객관적으로 판단해 줄 제3의 설계사를 찾기 시작한 게 발단이다. OTC점포를 하나 둘 내기 시작한 건 2018년 9월부터다.

피플라이프는 일선 현장에 배치된 직원들이 고객들의 보험상품을 ‘객관성’에 기반해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성보단 잠재 고객들을 발굴하는 ‘첨병’ 역할을 맡겼다는 게 포인트다. 뿐만 아니라 피플라이프가 경쟁력을 지닌 재무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면 브랜드 인지도 역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일본엔 3000여개 OTC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일본 인구(1억3000만명)를 감안하면 인구 4만명만 1개 점포가 운영되는 셈이다. 피플라이프는 국내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개 점포로 계산해 500여개 점포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명확한 목표수치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점포 수는 109개, 약 260명의 정규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접근성이 수월한 대형마트 안에 OTC점포를 내면서 근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보험 상담 필요성을 느껴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본인의 수수료수입을 위해 불필요한 상품을 권유할 유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피플라이프의 생명보험 13회 차 유지율은 88.59%로 가장 높았다. GA업계 상위 20개사의 평균(79.53%)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황광희 피플라이프 부사장은 “보험업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탓에 소비자들이 설계사와 직접 대면 상담을 원하는 심리적 유인이 상대적으로 큰 업종”이라며 “OTC점포는 당장의 수익성에 연연해 판매를 강요하지 않고 제3자의 입장에서 현재 여건에 맞는 상품을 객관성에 입각해 추천하는 지금의 판매전략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영업 대표주자 자리매김… 영업손실 ‘회계기준 변경·주식무상 배분’ 영향

피플라이프는 삼성생명에서 법인영업을 담당하던 현학진 회장이 2003년 설립한 GA다. 현 회장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한 법인보험·재무컨설팅 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며 설립한 하우스다. 설립 초반 보험설계사들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일은 온전히 텔레마케팅(TM) 조직을 활용했다.

보통의 설계사들은 근무시간의 50% 이상을 신규고객을 만드는 데 쏟는다. 다만 설계사들의 경우 기존 가입고객들의 사후관리는 물론 보험·재무컨설팅 스터디 등에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피플라이프는 자체 TM조직을 통해 중소기업 CEO들의 상담스케줄을 대신 잡아주며 설계사들의 1인당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또 중소기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가업승계·차명주식·가지급금 등)들을 파악하며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며 보유경험과 역량을 축적했다. 분야별 전문역량을 갖추기 위해 세무·노무·법무·공인중개사법인 등을 전속 자문법인으로 구성해 전문가 네트워크 조직을 갖췄다. 이외 감정평가·특허·손해사정법인 등과는 제휴관계를 맺어 약 10개 회사들을 법인컨설팅 업무 파트너로 정했다.

피플라이프의 지난해 재무성과는 GA업계 상위 20개사에서 가장 적었다. 2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건 공격적인 광고·마케팅 지출이 많았고, 새로운 영업모델인 OTC점포 안착을 위한 사전비용이 소요된 탓이다. 2013년 GA업계 최초로 공중파 광고를 실시했고, 현재는 배우 현빈을 모델로 사용하며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주력했다.

2019년엔 국제회계기준 변경으로 기존에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자본에서 부채로 계정이 바뀌었고, 현학진 회장이 개인주식(약 25%)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면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 영향이 컸다. 2012년 매출 660억원을 낸 피플라이프는 지난해 2484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 시점은 내년이 목표다.

◇FI파트너 유치, GA조직 인수→설계사 스카웃 ‘전략선회’

피플라이프가 지난해 PEF 운용사인 코스톤아시아를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한 건 규모의 경제를 선제적으로 이뤄 산업재편에 대비하겠다는 셈법이 반영됐다. 감독당국은 GA산업이 점차 커지자 체계적인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토록 규제 강도를 높여나가는 분위기다. 보험업계는 기업형GA로 주도권이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국제기준에 맞게 회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소형 GA를 인수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했다. 코스톤아시아는 피플라이프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총 610억원에 인수하며 현학진 회장에 이어 지분 32.8%를 보유한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외국 GA산업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본사 주도형 GA위주로 산업재편이 이뤄진다는 점에 베팅했다.

피플라이프는 지난해부터 잠재매물 10개를 상대로 인수 여부를 저울질했지만, 기업가치(EV)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 하에 보험설계사(FA)들을 직접 영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피플라이프는 PEF의 투자를 받은 만큼 투자자의 엑시트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2022년 하반기 혹은 2023년 상반기를 기업공개(IPO) 목표시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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