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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운용사 액티스, '화이자제약' 사옥 인수한다 3일 오후 우선협상자 통보, 거래금액 3.3㎡ 2330만원, 총액 1120억

이명관 기자공개 2020-06-04 09:36:4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액티스(Actis LLP)가 서울 명동역 인근에 자리한 한국화이자제약 사옥을 인수한다. 최근 입찰을 거쳐 배타적인 협상권을 확보했다. 거래금액은 3.3㎡당 2000만원 초반대다. 액티스는 딜 종결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최고가를 제시한 경쟁 운용사를 제쳤다. 운용 중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는 만큼 재원조달 리스크가 사실상 없다.

◇정량평가 뒤집은 '액티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 명동 사옥 매도자 측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액티스를 선정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문을 발송했다"며 "조만간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액티스가 제시한 가격은 3.3㎡당 2330만원이다. 전체 연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총 거래금액은 1120억원 선이다. 한국화이자제약 명동 사옥의 연면적은 1만5980㎡이다.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면서 사옥 매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한국화이자제약이 명동 사옥 매각을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 9월이다. 이를 위해 매각 주관사인 존스랑라살(JLL)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일정은 갑작스레 불거진 코로나19 여파로 늦춰졌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입찰을 진행했는데, 지리적인 이점 덕분에 다수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최종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곳은 액티스를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과 이든자산운용 등 3곳이었다. 액티스는 정량평가에선 다소 경쟁사에 밀렸으나, 정성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최고가를 제시한 경쟁사를 제칠 수 있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액티스가 최고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정성평가에서 보다 나은 평가를 받아 배타적인 협상권을 확보했다"며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재원조달 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신규 투자 검토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괜찮은 프라임급 오피스 매물의 경우 투자확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액티스는 현재 조성 중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한국화이자제약 사옥 인수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설정 목표액은 1조원으로 현재 자금 모집을 진행 중이다. 자금 모집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액티스는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다. 본래 부동산 운용규모는 그리 그치 않았으나, 2017년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를 인수하면서 부동산 부문 강화에 나섰다. 최근엔 문래동 소재 영시티를 매각해 무려 2800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둬들이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화이자타워' 두배 오른 몸값

서울 중구 퇴계로 110(회현동3가 1-11번지)에 자리한 한국화이자제약 명동 사옥은 일명 '화이자타워'로 통한다. 이 부동산은 본래 '코리아헤럴드'가 소유하고 있었다. 1978년 공유 지분 50%를 매입한 데 이어, 1981년 나머지 50%를 인수하면서 100%를 전부 확보했다.

코리아헤럴드는 이름을 헤럴드미디어로 바꾼 후 2005년 3월 명동타워㈜에 부동산을 팔았다. 명동타워㈜는 약 1년 정도 부동산을 소유하다가 2006년 6월 한국화이자제약에 다시 매각했다. 당시 한국화이자제약은 580억원에 부동산을 매입했고, 본사 사옥으로 활용했다. 당시 한국화이자제약은 금융권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빌딩 매입자금을 댔다.

이후 14년여가 흘렀고, 화이자타워의 몸값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액티스가 제시간 가격대로만 매각이 마무리되면 시세차익으로만 540억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화이자타워의 단위 면적당 가격이 올해 초 거래된 인근의 남산스퀘어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남산스퀘어는 서울 중구 퇴계로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3, 4호선 더블역세권인 충무로역과 인접해 있다.

국민연금은 이지스자산운용·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에 남산스퀘어를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3.3㎡당 2200만원 수준인 505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규모였다. 당초 시장에선 남산스퀘어의 위닝 프라이스로 최대 3.3㎡당 2000만원대를 예상했다. 이를 총 가격으로 환산하면 4550억원 수준이다.
△한국화이자제약 명동 사옥(출처: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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