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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활용' 막차 탄 신한금융, 3가지 의미 1500억 소각, 2분기 CET1 6bp 하락…자본비율 하락 '최소화'·주가부양 기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6-10 13:19:5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의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이번 소각의 원래 목적은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를 위한 절차 중 한 과정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지주들의 CET1제고, 주주환원정책, 주가부양 등 행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자본비율 관리 효과를 누린다. 비록 2분기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6b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1분기 유상증자 3000억원(CET1 11bp 상승)까지 합치면 결국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당국의 주주환원 정책 자제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자사주 활용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다. 주가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해외IR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자사주 소각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사주 소각 결정, 자본비율 하락 '최소화' 묘수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일 1500억원(548만주 발행주식수의 약 1.1%)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11월 소각 계획을 발표한 후 6개월 만이다. 올해 4월 29일부터 5월 28일까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한 뒤 곧바로 소각절차를 밟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소각규모는 503만5658주(1503억원)에 달한다"라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당초 계획했던 548만주 보단 매입량을 소폭 줄였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3350만주, 40.85%) 처분 방식을 두고 고심했다. 이미 오렌지라이프외에도 아시아신탁 등 잇단 인수합병(M&A)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감소하는 등 지주사의 자본부담이 상당했던 것이다. 기존 12%대였던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작년부터 11%선으로 떨어졌다. 작년 3월 말 기준 11.75%를 나타냈다.


이에 자사주를 활용(매입, 소각)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자본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올해 1월 28일 자사주와 오렌지라이프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취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9583억원)을 매입하려면 자사주가 부족했다. 따라서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6016억원)와 함께 신주발행(3567억원)을 더해 잔여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신주발행은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의 주식을 신한주식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현금이 유출될 우려가 없었다. 다만 신주발행으로 주주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 중 1500억원을 소각하기로 했다.

은행업감독규정시행세칙에 따라 오렌지라이프 지분 취득분은 자본공제 대상이다. 대신 기존 보험 추가 지분 취득 자체가 자본 공제인 대신 기존 자사주 매각분만큼 증자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사주 소각은 자본감소로 이어진다. 이번 1500억원 규모 소각분은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을 6bp 하락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전망이다.

그러나 증자만 진행했다면 자본이 3000억원 빠지게 된다. 신한지주의 자본비율이 자본금 1000억원 당 4bp 변동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2bp정도가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면서 이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평가다.

◇당국의 내부유보 권고 기조, 주주환원정책 '막차'

신한금융의 자사주 소각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올해 이뤄질 마지막 주주환원정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4월부터 은행권에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자제를 권고하기 시작했다. 실물경제 우려와 맞물려 중소기업 자금지원 기능을 강화해야하는 상황이니 만큼 내부 자본 유보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이 메시지에서 신한금융은 예외였다. 이미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단계를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한금융은 올해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시도한 마지막 금융회사나 다름없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추가 자사주 소각이나 중간배당 계획은 없다"며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자본유출 여부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진행한 지난 두 달여간의 자사주 매입은 일평균 거래량의 15% 수준으로 이뤄졌다. 하루 200만주 안팎을 기록하던 신한지주 거래량은 지난 4월 27일 526만주를 기록한 이래 10여 차례에 걸쳐 300만~700만주 수준을 간헐적으로 기록했다.

◇해외IR 발 묶인 조용병 회장의 '대안'

조용병 회장은 올해 해외 출장을 아예 안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해외IR로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가는 CEO로 유명하다. 매년 3월 주주총회 시즌이 끝날 때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해외IR 행보를 보여왔다.

작년만 해도 4월 캐나다 토론토를 사작으로 미국, 일본, 호주의 멜버른과 시드니 등을 방문해 주요 주주들과의 미팅을 진행했다. 7월 이후에는 네덜란드, 런던, 프랑스 등 장기 투자자가 포진해 있는 유럽지역을 방문하며 ESG경영에 대한 관심도를 어필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출장 자체에 발이 묶인 상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조 회장의 IR은 어려울 것"이라며 "회상회의처럼 투자자들과의 접선을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주가는 올초 4만3450원(1월 2일)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인 3월20일 2만1850원으로 무려 49.71%나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3만5000원까지 회복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8450원 가량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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