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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첫 평가 LF, 투명 지배구조 확립 '숙제'핵심지표 준수율 27%, 소위원회 최소 요건만 충족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10 13:00:0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패션업체인 LF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2조4171억원으로 금융당국이 지정한 의무공시 기준 2조원을 넘기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LF의 첫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7%에 그쳤다. 아직 LF가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해소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보여준다.

한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이사회다.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가 지배구조의 평가를 좌우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내 핵심지표 15개 중 이사회 관련 항목이 6개로 가장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LF의 이사회 안에는 1개의 소위원회가 존재한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의무적으로 감사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경쟁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영원무역도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만 운영 중이다. 이와 비교하면 동종 업계 내에선 소위원회 운영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다르다. 다른 업체들이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더불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소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당장 동종 업체인 한섬만 보더라도 총 4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LF는 최소한의 위원회만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LF는 리스크관리위원회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나 관련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LF는 “재무관리 및 성과관리 등의 인력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신용등급, 사업 위험에 대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법에서 요구 중인 사외이사 자격 요건은 물론,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책임성, 충실성 등의 자격요건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LF 이사회 구성은 15년 가까이 별다른 진전 없이 같은 형태에 머물러 있다. 현재 LF의 이사회는 2006년 LF의 전신인 LG패션이 LG상사에서 계열 분리해 나왔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LF는 당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소위원회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었다. 2012년부터 사내이사가 한 명 더 늘긴 했지만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이에 LF 이사회 내 추가적인 소위원회 설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취지에 맞게 기업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소위원회는 경영활동에 대한 감시와 자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더 많은 소위원회가 설치될수록 능률적이고 전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LF는 다양한 이사회를 꾸릴 만큼 사외이사 수가 충분치 않다. 현재 LF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과반 넘게 구성돼 있다. 총 7명의 이사진 중 4명이 사내이사고 사외이사는 3명이다. 상법상 사외이사 3명 이상이라는 최소한의 요건은 맞추고 있으나, 사내이사가 절반을 넘음으로써 감시나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충분한 수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지 않다.

LF는 추가적인 소위원회 설치나 사외이사 추가 영입 등에 대한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지배구조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LF 관계자는 “독립성이 검증된 다수의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사회가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더욱 독립적 기능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F가 전체 15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준수한 것은 4개가 전부였다. 전체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3개로 나누어지는 항목 중 주주와 관련된 항목은 단 한 개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이 첫 보고서였던 만큼 향후 주주총회 소집공고나 배당관련 정책 등과 관련해 핵심지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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