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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긴급 점검]해외투자 '급증' 한화운용, 리스크관리 '키' 해외법인⑧미국·오피스 비중 '압도적'…계열사 한화생명 자금 상당 비중

김진현 기자공개 2020-06-16 08:09:41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자 국내 투자 업계도 비상이다. 지난 수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만큼 현지 부동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 혹은 설정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포트폴리오 현황과 잠재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린 한화자산운용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계열사인 한화생명자금의 비중이 높아 그룹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한화자산운용은 해외 법인을 리스크 관리를 위한 카드로 꺼내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실사, 점검 등이 불가능해지자 앞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뒀던 해외 법인을 활용해 위험 점검을 하고 있다.

◇ 미국 비중 '압도적'…호텔·리테일 지불 능력 '촉각'

한화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 9839억원이다. 전년 대비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8년말 기준 1조 4689억원이던 해외 부동산 투자 설정액은 지난해 52%(7662억원)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75%를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 15%, 아시아 10% 순으로 미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투자 대상별로 살펴보면 오피스 비중이 60%로 가장 높다. 호텔 및 복합시설 25%, 물류창고와 리테일 부동산, 거주지(레지덴셜) 섹터는 각각 5%씩 차지하고 있다.

위안인 점은 투자한 부동산 가운데 미국 지역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다. 미국 법인이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국내 운용역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싱가포르 법인에도 아시아 지역 투자 부동산을 점검하고 리스크를 보고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부동산 시장 영향은 투자 지역보다는 부동산 섹터별로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호텔 및 상업용(리테일) 부동산 위주로 리스크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주로 우량 임차인이 많은 오피스 빌딩을 선호하는 국내 기관투자가 덕에 호텔, 리테일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선호하는 오피스 투자 대상은 지난 2013년 설정됐던 부동산 펀드를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성공적인 청산 사례로 꼽히는 '한화유럽CoreStrategy사모부동산투자신탁1'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오피스 빌딩을 편입했다. 해당 빌딩은 독일 시중은행 가운데 두번째로 큰 규모인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가 주요 임차인이었다. 세일즈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임대를 하고 있어 공실률에 대한 우려도 낮은 매물이었다.

다만 약 30%정도 되는 호텔과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에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현재 현지 법인을 통해 차주와 임대조건 등에 대한 점검 및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익률 변동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기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한 호텔 건에 대해서는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한 호텔 딜은 대부분 재건축(리모델링)을 위한 대출 건이 많아 차주의 상환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 건 중에서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만한 섹터를 호텔과 리테일로 보고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현지 차주(borrower)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수익률 변동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임차인의 지불 능력이 변화할 경우 임대(대출) 조건을 재조정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임차인이 임차료 지급 불가 등을 선언할 경우 부동산펀드 수익률에 미칠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장 받아야할 비용을 유예해주거나 인하해주는 대신 수익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 재간접 투자 비중 '절반'…해외 운용사 소통창구 '해외법인'

한화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건 재간접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직접 실물자산에 투자하거나 대출(loan)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정평이 나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를 통해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로도 해외 투자를 크게 늘렸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재간접 투자 비중은 49%가량이다. 전체 해외 부동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절반을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고 있다. 이는 한화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수익자 가운데 운용 성향이 보수적인 보험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하위 자산을 여럿 편입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재간접 펀드가 투자하는 모펀드는 보통 투자 자산을 여러개 담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다. 투자 자산이 다양해 리스크 분산이 잘 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접 투자 부동산에 비해 편입 자산 내역을 상세히 알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해외 운용사가 투자 대상 관리를 책임지기 때문에 한화자산운용이 세부적인 투자 내역에 대해 꼼꼼히 살피지 않는다면 리스크 발생 사실을 즉각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이다.


한화자산운용은 블라인드 펀드 내 편입 자산 중에서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받는 투자 대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지 법인을 활용해 해외 자산운용사와 국내를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겼다. 한화자산운용과 협업을 하고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미국 법인이 주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한화에셋매니지먼트USA 인력이 유럽 지역 자산운용사와도 접촉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간 시차에 비해 적기 때문에 편의상 미국 법인이 이를 담당한다.

해외 법인을 통해 전달받는 내용은 매주 부동산사업본부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본부는 리스크 점검 사안을 전달하고 회의를 열어 현황 점검 등을 통해 진행 상황을 김용현 대표 및 리스크관리본부 등과 공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김용현 대표 주재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위원회에는 부동산사업본부와 리스크관리본부, LDI부문 인력이 참여하게 된다. LDI부문 인력도 위원회에 참석하는 건 주요 수익자 가운데 한화생명 등 보험사 자금도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뒤 이르면 2분기말 늦어도 3분기쯤부터는 다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코로나19 영향을 살피며 투자 지역별, 섹터별로 선별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간접 투자 또는 해외 법인 인력을 활용해 실물 부동산 투자 딜도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현재 진행 중인 사태이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향후 몇달간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며 "글로벌 투자자금의 이동 상황을 살피며 대응하고 수익자 자산을 보존하면서 추가 투자 기회를 물색할 방침이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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