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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LG생건, 일본 시장 '저력' 이어갈까브랜드·채널 현지화 전략 성과, 1Q 글로벌서 '나홀로 성장'

전효점 기자공개 2020-06-15 08:13:2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국내 화장품업계가 코로나19로 글로벌 사업에서 일제히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시장에서 성장세 몰이에 나선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LG생건은 지난해까지 일본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한 끝에 올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해외법인들 가운데 일본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다. LG생건은 1분기 일본 지역에서 매출 9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919억원 대비 무려 8% 성장했다. 일본은 LG생건 전체 매출의 약 5% 정도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단일 시장으로는 중국, 북미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다.

시장의 관심은 일본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2분기 LG생건이 얼마나 실적 방어에 성공할 지에 모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긴급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현지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긴급사태는 이달 초 해제됐지만 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악의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LG생건의 독특한 현지 사업 전략은 시장이 긍정적인 기대를 걸어보도록 하는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LG생건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처럼 국내 브랜드를 달고 국내 생산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딩부터 생산, 연구개발부터 판매까지 일본인의 니즈에 맞춰 현지 생산·판매를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일본지주 긴자스테파니가 판매하는 스하다비(Suhadabi), 플라센티스트(Placentist), 월드원(World One) 등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다. 글로벌 화장품기업들도 고전할 만큼 자국 화장품에 자부심이 높은 일본 소비자들의 수요를 분석해 철저히 'J뷰티'처럼 브랜드를 현지화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같은 브랜드들은 기초 스킨케어제품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라 외출이 줄면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는 색조 전문업체들에 상대적으로 실적 타격이 집중된 반면 스킨케어 수요는 유지됐다.

LG생건이 일본에서 '언택트' 방식의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쌓은 것도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2년 피인수된 일본법인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는 현지 시장에서 보편적인 통신판매에 특화해 있다. 일본 대부분 소비자들은 여전히 상담원이 전화를 돌려 고객을 발굴하고 판매하는 통신판매 방식으로 화장품을 구매한다. 2018년 피인수된 에이본재팬(AVON Japan) 역시 고객이 전화에서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방식으로 물건을 판다.

이같은 통신판매 방식은 당초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지만, 연초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공교롭게도 확산된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도 정확히 부합했다.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는 통신판매 외에도 홈쇼핑, 온라인 등 다른 '언택트' 채널 비중도 이미 높기 때문에 판매고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자사는 일본 화장품 시장 공략 과정에서 여느 국내 화장품 회사와 다른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일본 사람이 자국 화장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전통적인 방식의 구매 형태를 유지하는 등 시장의 특이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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