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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대한항공 평정 안이했나…ABS 위험반영 미비 하향검토 대상 해제, 유동화물 연쇄 영향…기계적 평가, 시장 우려와 대조

피혜림 기자공개 2020-06-22 15:28:1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4: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ICE신용평가의 대한항공 크레딧 평정 논란이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옮겨붙고 있다. NICE신용평가가 대한항공을 하향검토 대상에서 제외한 결과 ABS가 안정성을 인정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ABS는 아웃룩을 달지 않는 탓에 와치리스트(watchlist) 해제만으로도 크레딧에 대한 경고 효과가 제한된다.

문제는 대한항공 ABS에 대한 상환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래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대한항공 ABS에 대한 상환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이번 사태로 ABS 등급을 항공사 크레딧 대비 2 노치(notch) 높게 부여하던 관행에도 의문이 제기됐던만큼 NICE신용평가의 기계적 평정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ABS, 'A1(sf)' 등급 회복…기계적 평정 논란

NICE신용평가는 최근 '칼시리즈'로 일컬어지는 대한항공 ABS 신용등급을 A(sf)로 평가했다. 당초 대한항공 ABS는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으나, 자산 위탁자인 대한항공을 와치리스트에서 제외하자 연쇄 해제됐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대한항공(BBB+)을 와치리스트에 올렸으나 재무구조 개선안 실행과 올 2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전망 등을 이유로 'BBB+(부정적)' 등급으로 재평가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ABS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동일한 크레딧을 되찾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신용도 하향 가능성을 남겨뒀지만, 아웃룩을 달지 않는 ABS 크레딧에는 신용 위험이 드러나지 않게 됐다.

크레딧 회복과 달리 대한항공 ABS에 대한 상환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칼시리즈는 대부분 장래 여객운임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조달에 나섰다는 점에서 꾸준한 매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항공운임채권 ABS 회수실적이 하락한 데다 항공기 운항수와 여객수 역시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와치리스트 해제 사유와 ABS 간 연결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번 평정에 대한 의문은 심화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자구계획 실행 등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과 2분기 화물부문 수익성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전망 등을 이유로 대한항공에 붙은 적색경보를 뗐다.

반면 대한항공 ABS의 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건 기초자산으로부터의 회수실적이다. 기초자산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권 카드결제 등과 연관된 판매대금채권이라는 점에서 화물부문 수익성 개선 등이 ABS에 미칠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 개선 효과 역시 ABS 펀더멘탈과 연관성이 크지 않다.

NICE신용평가 측은 대한항공 ABS에 대한 와치리스트 해제에 대해 "자체적인 등급 조정이 아닌 대한항공 신용도를 따라간 것"이라며 "ABS 안정성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이한 평정 지적, 시장 논의와 동떨어져

이번 평정으로 대한항공 ABS에 대한 신평사별 등급 편차는 더욱 확대됐다. NICE신용평가와 달리 한국신용평가는 칼시리즈에 'A-(sf)' 등급을 부여하고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두고 있다. 당초 한국신용평가 역시 칼시리즈 크레딧을 'A1(sf)'으로 평정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 매출 저하 추세가 지속되자 등급을 1노치 하향조정했다.

'A(sf)'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한국기업평가 역시 대한항공 ABS를 와치리스트에 등재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을 부여 중인 칼제이십오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의 경우 대한항공이 안정성을 보완하고자 신탁유보금 606억원 가량을 적립하는 조건을 설정하는 등 타 ABS와는 차이가 있다. 발행금액(6000억원)의 10% 이상의 현금을 만기 시점까지 적립한다는 점에서 앞서 발행했던 대한항공 ABS보다 상환 안정성이 더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 ABS에 대한 NICE신용평가의 평정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항공사 ABS 등급에 대한 고평가 논의가 업계 내 꾸준히 제기됐다는 점에서 크레딧 적절성에 대한 비판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ABS 신용등급을 항공사 크레딧 대비 2노치 높여 평정하는 것이 과도한 게 아니냐는 논의는 2년전부터 이어졌던 사안"이라며 "이번 나신평의 평정 결과는 2노치 업리프트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물론 회수실적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보인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각과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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