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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AL 기내면세 매각 추진, 3자연합 의식했나KCGI 제안과 차별성 의도…조현아 흔적지우기 해석도

최익환 기자공개 2020-06-23 10:58:3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기내식사업부의 매각을 본격화한 가운데 다음 매물로 기내면세사업이 등장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모기업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국면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는 가운데 기존 KCGI의 제안과 차별성을 두어 주도권을 가져가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주도했던 사업을 매각하며 일종의 흔적지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번 주부터 기내식사업부의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TM) 배포에 돌입한다. 다만 당초 기내식사업부와 함께 매각대상으로 고려되던 MRO사업부와 마일리지사업부 대신 기내면세사업부의 매각이 추가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기내식사업부의 매각주관사 역할을 수행해온 크레디트스위스(CS)가 기내면세사업부의 매각도 담당할 전망이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마일리지사업부 대신 기내면세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하는 배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일리지사업부의 경우 앞서 해외 항공사들이 지분매각 등 유동화작업을 실시한 선례가 있던 터라, 기내식사업부 다음 순위의 매각대상으로 꾸준히 부각돼 왔다. 마일리지사업부의 경우 이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인 만큼 매각 가능성이 높았다.

기내면세사업부는 그동안 KCGI가 고수익사업으로 지목해온 터라 이번 매각 검토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모기업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는 줄기차게 기내면세와 MRO 등 고수익 사업에 대한 확대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KCGI의 제안과 차별성을 가져가려는 목적도 충분해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KCGI가 속한 3자연합은 그동안 한진그룹이 내놓은 비전2023에 대해 ‘KCGI의 아이디어를 모방했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3자연합은 “지난 2019년 1월 한진그룹은 KCGI의 아이디어를 모방해 비전2023을 밝히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지켜진 것은 없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부 매각은 한진그룹 경영진 차원에서 검토되는 일인 만큼 KCGI의 제안과 비슷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매각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분명하지만 경영권 분쟁에서의 주도권 싸움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원태 회장과 대척점에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흔적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동시에 나온다. 지난 2011년 대한항공이 세계 최대 여객기 A380을 도입했을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내에 면세점 설치를 주도하는 등 기내면세사업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기내식사업부 역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꾸준히 키워온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기내면세사업부 매각 검토도 마찬가지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서 경영권 분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진측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매각이 진행되거나 검토되는 사업부가 모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손을 거쳤다는 점에서 미묘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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