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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그라운드, '기술창업 버팀목' 조남훈·박성호 드림팀 [VC 라이징스타]R&D 사업화 지원체계 승부수, '연구소·대학 LP네트워크' 강점

박동우 기자공개 2020-07-07 08:05:24

[편집자주]

창업 생태계의 마중물인 정책자금 홍수속에 최근 3년간 등장한 벤처캐피탈(VC)이 무려 50곳이 넘는다. 치열해지는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들은 저마다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생 VC들의 탄생 스토리와 운용 철학 등을 짚어보고 그들의 생존 전략과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그라운드벤처스의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술창업'이다. 산업 혁신으로 이어지는 기술의 상용화를 돕는다. 특허를 갖춘 연구인력들이 스타트업 경영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집중한다.

조남훈·박성호 공동대표 등 기술 사업화 역량을 갖춘 드림팀이 뭉쳐 벤처캐피탈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원천기술 연구개발(R&D)부터 창업팀 육성과 후속 투자로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로 승부수를 띄웠다. 정부출연 연구소·대학 등 출자자 네트워크, 구성원의 전문성 등 강점을 발휘하면서 피투자기업의 버팀목을 자처한다.

◇ '기술사업화·특허금융 전문가' 조남훈·박성호 공동대표 주축

2018년 8월 출범한 케이그라운드벤처스는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다. 조남훈·박성호 공동대표가 힘을 합쳐 설립했다. 인력의 면면을 보면 원천기술 중심의 스타트업 육성과 특허 금융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조남훈 공동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등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걸었다. 한국과학기술지주(KST) 초대 대표를 지내면서 신생기업 투자와 펀드 출자를 진두지휘했다. 한국과학기술지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들이 출자해 만든 기술창업 지원 전문회사다.

박성호 공동대표는 지식재산(IP)을 투자 자산으로 활용하는 데 두각을 드러냈다. LG전자,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등에서 기술 특허로 회사 자금을 조달하는 업무를 맡았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 수장도 역임했다.

두 사람은 5년 전 인연을 맺었다. 당시 조 대표는 IP펀드 운용역으로 활약하던 박 대표의 역량을 눈여겨봤다.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미래 비전이 같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는 관건은 첨단기술 확보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연구소와 대학교에서 탄생한 원천기술의 옥석을 가려내 사업화를 돕는 투자사를 만들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회사명 '케이그라운드(K-Ground)'에는 하우스의 지향점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스타트업들이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마음껏 사업을 펼치는 '운동장(ground)'을 조성하겠다는 꿈을 담았다. 구성원들은 시장에서 호평받는 원천기술을 발굴해 벤처 생태계를 두텁게 다진다는 목표를 세웠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신 임성수 이사를 영입하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지낸 임종태 고문을 받아들이며 현재의 투자인력 라인업을 완성했다. 임성수 이사는 대전지사장을 맡아 지역기업 딜 소싱에 주력한다. 임종태 고문은 SK텔레콤 기술원장, 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 의장 등을 지낸 경력을 살려 ICT업체 육성 자문역으로 활약 중이다.

신생기업 지원 부문을 '재무적 투자'와 '창업팀 육성'으로 구분짓는 청사진도 구현했다. 관계사로 컴퍼니빌더인 케이그라운드파트너스를 뒀다. 서울산업진흥원(SBA),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과정인 '기술창업캠퍼스', '출연연 특화 기술창업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기존 산업과 신기술의 연계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섹터에 주목한다. 소재·부품·장비,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중점 투자 영역이다.


◇ '홍릉조합' 운용 주력, 오픈이노베이션펀드 등 추진

2020년 5월 '케이그라운드-홍릉 첨단과학기술사업화 제1호 투자조합'을 결성하며 신생기업 발굴의 신호탄을 쐈다. 약정총액은 179억원으로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았다.

서울 홍릉 R&D 클러스터에 자리 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려대·경희대·서울과학기술대를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끌어들였다. 한국과학기술지주, 부산시 등도 펀드에 자금을 댔다. 케이그라운드벤처스는 LP 네트워크의 정례 모임을 열어 피투자사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펀드는 지금까지 6곳의 업체에 자금을 집행했다. 소진율은 30% 안팎이다. 생체신호 처리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를 생산하는 네메시스, 낡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카텍에이치, 초고속 무선 통신용 반도체칩 개발사 지앨에스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신중한 베팅 기조를 이어가는 건 기술기업 육성의 어려움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혁신적인 기술을 갖춘 기업일수록 실패 위험을 많이 안고 있다"며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직원과 투자자가 일심동체로 뭉쳐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 업체의 밸류업을 돕는 원천은 하우스 구성원들이 쌓은 인사·기업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조 대표는 합성수지 제조사인 일신화학공업과 접촉해 카텍에이치 투자를 주선해줬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 재임 시절에도 굵직한 사례를 일궈냈다. 당시 수소연료전지 부품을 생산하는 코멤텍에 담당 심사역을 파견했다. 내부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추가 투자 유치의 길을 터줬다.

케이그라운드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다른 하우스와 견줘보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당분간 단일 펀드 운용에 집중하면서 신규 조합 결성을 모색한다.

반도체, 전자 소재 등 IT 분야 중견기업과 협력해 '오픈 이노베이션'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스타트업 투자를 발판 삼아 상장사의 기존 사업 확장, 신사업 발굴에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염두에 뒀다.

인수·합병(M&A)에 특화한 사모펀드(PEF)도 만들 계획이다. 초기 기업을 벗어나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중·후기 기업 투자로 보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국내의 기술 연구진들이 창업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가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창업과 성장 촉진, 회수의 선순환 사례를 만들어내는 벤처캐피탈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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