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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K-배터리 동맹' 기대 속 LG화학의 딜레마완성차-배터리 협력, 아이디어 시작점은 어디?

박기수 기자공개 2020-07-17 09:25:14

[편집자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4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삼성, LG, SK그룹의 총수를 만나 미래차 시장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재계 빅4 융합'이라는 기대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3사들이 서로 협력해 큰 작품을 만들어보라는 주문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배터리 산업계 선두 주자로 거듭나려는 LG화학 입장에서 'K-배터리 협력'은 어떤 의미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로부터 발생한 '협업 분위기'의 시작점이 어디냐에 주목한다. 또 그 시작점이 어디냐에 따라 LG화학의 셈법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의선이 움직인 진짜 이유는

현대차 주도의 동맹이라면 셈법은 간단해진다. 기존 공고했던 동맹 관계를 더 다지고 다른 배터리사와의 협력은 LG화학이 스스로 원하는 수준 만큼만 하면 된다. 자유경쟁 시장 논리에 따라 서로의 이해관계에 맞는 '깔끔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표출한다. 재계 순위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며 경쟁 구도였던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화합 모드'로 돌아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완성차 업체 총수가 배터리 생산 그룹 총수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며 대화를 나눈 것도 최근 몇 년간 드문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총수 회동의 근원지에 정부가 있는게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특히 작년 말 정부에서 배터리 3사와 완성차 업체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협력을 요청했다는 후문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관측이 나름 힘을 얻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현대차 고위 임원을 청와대로 불러 공동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설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기업 간 동맹의 발화점이 정부라면 이야기는 아예 달라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배터리 동맹을 주도하는 그림에서는 시장 논리가 뒷전이 된 채 '협력'에만 집중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영할 권리가 무시될 수 있다"면서 "각 사가 보유한 고유 기술을 지켜야한다는 보안 문제도 훼손될 수 있어 정부가 개입하는 배터리 동맹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재조명되는 SK-LG 분쟁 정부개입 가능성

정부 개입과 관련해 최근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다. 작년 발발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이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센터(ITC)에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유출하면서 고유 기술을 부당하게 취득했고 이는 곧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이어졌다며 기소했다.

현재는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고 SK이노베이션이 항소하면서 해당 결정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뤄지는 등 소송전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논쟁이 뜨거웠던 작년에만 해도 정부가 개입해 두 기업의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당시 '정부 참여론자'들의 입장은 국익 훼손을 막자는 것이었다. 글로벌 기준에서도 공룡급으로 성장한 LG화학과 후발주자로 성장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서로 싸우면 국가 경제에 이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실제 작년 9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 사의 분쟁을 두고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건설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산업부도 노력할 것"이라며 개입 의사를 내비쳤다.

개입 의지를 내비치자 곧바로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개입 반대론자들의 입장은 정부가 개입해 사건을 중재하는 것이 국익을 제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익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특허와 영업비밀이라는 지재권 보호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지키는 중요 수단인데 정부가 개입해 지재권을 보호하지 못하면 오히려 기업 경쟁력이 후퇴한다는 주장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의 핵심기술을 활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박히면 어떤 기업도 '퍼스트 무버'로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가 중심이 된 K-배터리 분쟁에 정부의 압력이 있었는 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배터리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밀어주는 분위기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배터리사들이 함께 협력해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좋은 그림'을 그려주길 바랄 것"이라면서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 간의 협력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진다면 문제 없겠지만 정부 외압이 반영돼 시장 논리가 무시된 채 비효율을 초래한다면 협력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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