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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HDC, 금호산업과도 공문 핑퐁…배경은오프라인 협의 자제 '태도 변화'…산은 포함 거래 당사자 압박 분석

김경태 기자공개 2020-07-17 09:24:1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4일 16: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디씨(HDC)그룹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M&A 당사자인 금호그룹과의 의사 소통을 공문으로 한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달 말 전격 회동한 뒤에도 금호그룹과는 공문으로만 의견을 교환하는 등 거리두기가 한참이다. 업계에서는 HDC가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수 파기에 따른 명분을 쌓으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같이 만나 식사도 하다가 상황 급변…금호그룹에 차가워진 HDC그룹

HDC그룹은 미래에셋그룹과 손잡고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모빌리티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협상을 거쳐 12월에 본계약을 체결했고 의욕적으로 인수 작업을 이어갔다.

그 후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12월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의 거래 종결 시한은 올해 6월 27일이었다. 하지만 HDC그룹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뒤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산은과 대화해 기한 연장을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HDC그룹은 공문 위주로 산은을 접촉했다. 이 회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주고받느냐”며 “현산도 내가 어딨는지 알고 있으니 언제든 찾아와 만나서 얘기하면 된다”고 발언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후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달 말 전격 회동하기도 했다.

HDC그룹은 거래 당사자인 금호그룹을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 금호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HDC그룹과 금호그룹 관계자들은 직접 만나 함께 식사를 할 정도로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HDC그룹은 최근 산은과 마찬가지로 금호그룹과도 공문 위주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최근에는 만남이 거의 없었다는 후문이다.

HDC그룹 관계자는 "직접 만나서 얘기할 수도 있지만 공문으로 의견을 나누는 것에 특별한 이유나 의미는 없다"며 "회사간 관계이기 때문에 공문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양측이 아예 만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만남과 공문으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HDC그룹에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주요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최근 양측이 오프라인에서의 소통이 적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내용증명 발송과 관련해 실무진에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HDC그룹 관계자는 "아직 금호그룹으로부터 받은 공문은 없다고 알고 있다"며 "발송 후 수령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HDC그룹, 산은뿐 아니라 금호에도 '협상력 극대화' 포석

HDC그룹은 올해 1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에서 기업결합승인 절차를 밟았다. 이달 2일에는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통보받았다. 금호산업과 HDC그룹-미래에셋이 맺은 아시아나 인수 계약에는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에 유상증자와 구주매매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러시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승인이 나온 뒤 10일이 지난 이달 13일이 거래 종결일인 셈이다. 반면 HDC현산 측은 기업결합승인이 끝났다고 인수를 위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점검회의’ 뒤 “산은도 아시아나항공 매각시한이 끝났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DC그룹의 행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을 주도하는 산은뿐 아니라 거래 당사자인 금호그룹을 상대로도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것을 넘어 인수 철회 명분 쌓기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인수 협상이 틀어질 경우 이행보증금에 관한 문제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HDC그룹-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에 구주 매각대금 3228억원의 10% 해당하는 322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또 신주 발행에 대한 이행보증금 2500억원도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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