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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시간끄는' HDC현산, 산은·금호 포기유도 전략?기다림에 지친 금호·채권단, 현산에 '계약해지' 압박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20 10:46:2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거래성사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한 달 내 거래종결과 관련해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했다. 여전히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에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자 꺼낸 '압박용 카드'다.

하지만 도리어 계약 상대방의 포기를 유도하려는 현대산업개발의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이 후폭풍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만지작거리고만 있는 거래결렬 카드를 금호산업과 채권단 쪽에서 먼저 꺼내든 모양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수포기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책임공방 등을 의식해 시간을 끌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원하던 시나리오라는 해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에 한 달 내 거래종결을 위해 나서지 않으면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기업결합 심사가 모두 마무리 됐으나 현대산업개발이 조건 재협상을 핑계로 진도를 빼지 않자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행동에 나선 것이다.

금호산업은 최근 현대산업개발에 주요 선행조건이 충족됐으니 아시아나항공 거래를 빠른 시일내 마무리짓자는 취지의 내용증명도 보냈다. 이번 건과 같은 맥락에서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그동안 인수 주체인 현대산업개발과 수차례 공문을 주고받아 왔지만 공식적으로 거래종결을 요청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친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현대산업개발에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매각무산시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법적다툼에 대비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현대산업개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증거로 활용해 추후 유리한 고지를 점할 목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최근 분위기가 현대산업개발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실상 인수의지가 꺾인 현대산업개발이 최대한 시간을 끌며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이 먼저 포기의사를 밝히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거래포기를 선언하면 추후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 있으니 공을 상대방에게 넘겨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이번 딜에 밝은 주요 관계자들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 중 누가 먼저 '선언'을 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옵션은 세가지다. 현대산업개발이 인수 혹은 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산업은행이 거래결렬을 언급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딜이 비로소 매듭지어진다.

하지만 반드시 아시아나항공을 팔아야 하는 산업은행과 모빌리티그룹으로의 도약에 미련이 남은 HDC그룹 모두 먼저 나서 계약파기를 선언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현산과 산은 모두 쉽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거래종결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각종 인허가가 필요한 건설·부동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HDC그룹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정부는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의 관계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M&A 성사 노력을 당부하고 나선 마당에 먼저 인수포기를 입에 담기엔 부담이 상당하다. 추후 계약금(2500억원)을 놓고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서도 상대방이 먼저 발을 빼도록 만드는 게 유리하다.

HDC그룹이 여전히 조건 재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정몽규 회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3자 회동'을 하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제안에 여전히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은 위원장은 16일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현산에서 답이 와야 (이 회장이) 나한테 얘기하든 할텐데 아직은 그 전 단계"라며 "(아시아나항공 M&A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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