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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가구업 전략 점검]까사미아, 홈퍼니싱 빅3 발판 '온라인'서 찾는다⑦신규 플랫폼·브랜드 론칭 잇따라…‘리모델링 시장’ 전략은 부재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13 07:27:34

[편집자주]

가구·인테리어업계가 올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꾸미고 가꾸는 ‘홈퍼니싱’ 시장이 확대되면서다. 시장의 변화 속에 업체들은 성장전략 로드맵을 다시 꺼내 들었다. 더벨은 가구·인테리어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성장 전략에 따른 효과를 점검하고 신성장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6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의 가구 자회사인 까사미아에는 신세계만의 강점이 잘 녹아 있다. 업계 트렌드를 빠르게 해석해 이를 즉각 반영해 내는데 탁월하다. 까사미아는 최근 집 꾸미기에 부쩍 관심이 높아진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전문 온라인몰을 론칭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도 연달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까사미아에 전환점이 될 중요한 해다. 시장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기이자 수익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시기다. 이를 위해 까사미아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445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고급화·대중화' 투트랙 전략

주축은 온라인으로 삼았다. 까사미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매장 출점에 주력해왔다. 단독 매장은 물론 신세계 그룹사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으로 소비자 접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도 오프라인 신규 출점이 이어지고 있지만, 언택트(비대면) 소비에 맞춰 중심축을 옮겨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높아지는 홈퍼니싱 수요를 기회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달 론칭한 ‘굳닷컴’이 대표적 예다. 그동안 까사미아 전용몰이나 다른 채널을 통해 까사미아 제품을 파는 데 그쳤다면 굳닷컴은 타사 가구까지 포함해 온라인몰을 넘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굳닷컴 론칭 직후 온라인 전용 가구 브랜드인 ‘어니언’도 선보였다.

까사미아가 7월 론칭한 온라인 홈퍼니싱 플랫폼

온라인으로 젊어진 소비층을 겨냥했다면 기존 주요 타깃층을 위한 고급화 전략도 동시에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을 겨냥해 고급 가구 라인인 ‘라메종’과 ‘디자이너 컬렉션’을 지난해 말 론칭했다. 올해 들어 월평균 매출이 전년 매출 대비 40% 이상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향후에도 까사미아의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을 실시하는 ‘핀셋마케팅’을 도입했다. 이를 발판으로 시장 트렌드와 타깃 소비층에 맞춘 신규 사업 영역을 지속해서 개척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수면 시장 등 세부 카테고리 영역에서 신규 사업 또한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굳닷컴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온라인 마켓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경쟁력 '글쎄'…투자 향방에 달려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홈퍼니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신세계의 전략은 순항하고 있다. 인수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아직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업 확대를 위한 강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까사미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제조설비를 갖추는 대신 제품 생산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구조는 약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품질 경쟁력을 높이거나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해 업계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리모델링 사업도 영위하지 않고 있다. 외부 시공사와 협업해 호텔이나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 B2B(기업간 거래)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호재가 있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부문은 아직 계획된 게 없다.


반면 업계 투톱인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로 인해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가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후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미 한샘이 ‘리하우스’ 브랜드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현대리바트도 건자재 업체인 현대L&C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시공부터 가구 리모델링까지 커버하는 토탈인테리어를 추구하고 있다.

올해부터 까사미아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향후 어떤 사업 부문에 투자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갈지가 성패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이는 당장 까사미아의 실적 턴어라운드와도 연동된다. 까사미아는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7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7억원의 손실을 봤다.

앞선 까사미아 관계자는 “향후 관련 인프라 확보, 안정성 등 다양한 부분을 꼼꼼하게 고려해 B2C 리모델링 분야의 진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올해 당장의 흑자전환보다는 점차 손익 격차가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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