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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자 '코람코신탁', 하나금융투자빌딩 다시 품는다 하나금투, 우선매수권 행사 후 제3자 지정…리츠 성격 자전거래 가능

이명관 기자공개 2020-08-12 14:34:1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7: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 인수자로 낙점됐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투자가 권리를 행사한 이후 직접 매수가 아닌 제3자로 코람코자사신탁을 지정하면서다. 매도자이면서 매수자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구조가 가능한 것은 리츠가 실질적인 소유주체이기 때문이다. 리츠의 경우 운용사(AMC)가 운용하는 펀드 간 거래가 가능하다. 단 주주간 동의가 전제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 매수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최종 선정됐다. 앞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하나금융투자가 바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자로 지정했다. 우선매수권 행사 이후 하나금융투자의 선택지는 2가지 정도로 압축됐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건물을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를 지정해 우선매수권을 양도하는 방법 등이었다. 이중 하나금융투자의 선택은 후자였다.

하나금융투자 빌딩의 거래금액은 앞서 예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투게더투자운용이 매도자 측에 제시한 가격 수준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단위면적(3.3m²)당 2300만원 중반대 선의 금액을 제시했다. 연면적 기준 4900억원 안팎이다. 하나금융투자빌딩은 연면적 연면적 6만9826㎡, 지하5층~지상23층 규모다. 1994년 6월 준공돼 현재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인텔코리아 등이 임차인으로 입주해있다.

이에 따라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의 인수자는 입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코람코자산신탁으로 최종 선정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의 깜짝 등장에 입찰에 참여했던 투게더투자운용 등 입찰에 참여했던 4~5곳의 후보군에서 인수자가 나오지 않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사실 이번 거래의 매도자나 다름없다. 리츠를 통해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보유 중이다. 앞서 코람코자산신탁은 2015년 11월 리츠를 인수주체로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자산운용으로부터 매입했다. 총 매입 부대비용을 포함한 총 투자액은 4300억원가량 됐다. 이미 하나금투빌딩을 임차해 사용 중이던 하나금융투자는 본사 사옥을 옮기지 않고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인수자로 나설 수 있었던 요인은 리츠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거래구조를 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새로운 리츠를 만들어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담을 예정이다. 리츠 AMC와 리츠 간 거래인 셈이다. 얼핏 보면 법으로 금지돼 있는 펀드와 펀드 운용사간 거래와 유사하다. 다만 리츠는 펀드와 달리 운용사가 임의로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최종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서 펀드와 운용사 간의 자전거래에 제한을 두고 있는 이유는 주주가치에 훼손을 입는 것을 막기위한 차원"이라며 "리츠는 근본적으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리츠에서 자전거래가 가능한 경우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었을 때 혹은 공정가액의 90%~110% 사이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됐을 때다.

이번에 하나금융투자가 직접 인수가 아닌 제3자 지정에 나선 것은 임대차 계약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 갱신을 통해 보다 나은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기준 연간 임대료는 160억원 선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존에 맺어진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갱신하기 위해서 제3자와 선제적으로 입을 맞춰 권리 행사에 나서곤 한다"며 "우선매수권이 있는 부동산 딜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권리를 보유한 곳을 공략하는 전략을 짜는 원매자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매각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거래가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경우 하이트진로가 가진 우선매수권이 거래 향방을 갈랐다. 입찰을 통해 신한리츠운용이 예비 인수자로 낙점됐다. 이후 하이트진로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 이후 곧바로 제3자로 KB자산운용을 지정했다. KB자산운용과 선제적으로 입찰과 무관하게 협의를 거쳤다. 우선매수권이 거래 향방을 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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