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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에 투자자 망설이는 배경은 콘텐츠 주도권 확보 미지수…하방 보장 불확실 판단도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13 11:15:2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10: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OTT(Over The Top) 서비스들이 잇따라 투자유치에 나서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이 방송에서 OTT로, 다시 콘텐츠 제작사로 넘어가는 가운데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경우 투자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접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최근 물적분할을 발표한 CJ ENM의 티빙(TVING) 사업부는 JTBC로부터 현금출자와 콘텐츠 공급을 받아 새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CJ ENM과 JTBC는 합작사 형태로 새 법인을 꾸려 신규 투자유치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투자유치를 위한 마케팅 작업은 속도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의 주체인 CJ ENM과 JTBC는 인기를 모은 콘텐츠 다수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제작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티빙을 통한 합작은 다소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콘텐츠로만 서비스를 채우기 힘들다는 점과 이미 양사가 경쟁 OTT와도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티빙의 경우 콘텐츠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이는 넷플릭스 등 경쟁 OTT도 동일하게 가진 장점”이라며 “인기도가 다소 떨어지는 지상파 콘텐츠 위주인 웨이브에 비해선 비교우위가 있겠지만 경쟁력이 높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티빙의 사례 이외에도 PEF 운용사 등 투자자들이 국내 OTT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동소이하다. 이미 콘텐츠 시장 전체의 주도권이 넷플릭스를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시장의 투자가 쏠리는 쪽은 콘텐츠 제작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OTT 사이의 과당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넷플릭스의 경우 CJ ENM과 JTBC는 물론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콘텐츠를 직접 공급받고 있다. 다수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킹덤’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 상황이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자체 OTT를 내놓거나 국내 OTT와 제휴를 맺더라도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를 외면하긴 힘들다. 실제 JTBC의 ‘부부의 세계’는 방송 당시 OTT 중에서는 왓챠에만 독점제공돼 왔으나, 종영 직후엔 넷플릭스에도 공개된 바 있다.

OTT 대신 콘텐츠 제작사로 헤게모니가 이전되는 분위기 역시 OTT업체의 투자유치에 장애물이다. 앞서 JTBC스튜디오의 소수지분 투자 예비입찰에는 네이버와 JKL파트너스를 포함해 곳의 원매자들이 응찰해 성황을 이뤘다. 다수의 제작사들도 투자유치를 준비하며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어 OTT에 대한 투자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다른 PEF 운용사 관계자는 “제작사들은 콘텐츠를 이곳저곳에 판매할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지만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는 콘텐츠를 달라고 하는 을의 위치”라며 “수익성에 있어서도 비교대상이 안된다”고 평가했다.

과당경쟁 역시 국내 OTT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는 요인 중 하나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웨이브에 더해 지난해 KT가 시즌(seezn)을 내놨다. 기존부터 서비스를 진행해온 왓챠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엔 지나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PEF 운용사들의 투자가 진행되기 위해선 이들 OTT를 운영하는 대형 전략적투자자(SI)의 수익 보장이 선행되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투자회수를 위한 수익률 보장과 풋옵션 부여 등의 방안이 거론되지만, 다소 떨어지는 투자매력도를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향후 합병과 신규 사업자 진입 등의 이익저해사항이 있을 경우 하방보장조항(Downside Protection)이 필요할 것”이라며 "OTT서비스를 운영하는 SI들이 해당 조항에 있어 통 큰 양보를 하는지 여부가 투자유치의 키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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