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우리금융·KT, 합작사 구상…마이데이터 대비 '혈맹' 케이뱅크·BC카드 시너지 포석…하나·SKT 합작법인 핀크 '반면교사'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14 07:43:1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3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과 KT가 마이데이터 시대를 앞두고 합작법인 설립까지 고려하며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카카오로 대표되는 빅테크의 등장으로 판도가 흔들리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T가 가진 이동통신 등 고객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연결고리인 BC카드나 케이뱅크와의 시너지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KT는 조인트벤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두고 협업 논의를 벌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이 주축이 돼 KT 측 실무진과 물밑작업 중이며 이르면 이달 중 결과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앞서 6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가 회동한 이후 양사 실무진은 △신사업 △마케팅 △거래확대 등 세 가지 분야로 세분화해 협력방안을 모색해왔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양사가 맞손을 잡은 취지는 확실하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5일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기반이 갖춰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고객의 구매정보 등 취향까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풍부하다"며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했을 때 금융정보 외에 (KT의) 다양한 고객 정보를 묶었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은 시스템만큼이나 실질적으로 유용한 데이터를 얼마나 모으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빅테크에 대한 위기의식이 바탕이 됐다. 올 하반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소액 후불결제 기능, 종합지급결제업자 도입 등 핀테크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가 금융권의 기득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기존 금융권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예비허가 사전신청서를 접수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1차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약 3개월간 심사를 거쳐 10월께 20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다만 당국은 핀테크, 빅테크에 우선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선 관계자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사는 핀테크가 가져가고 남은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시 명확한 컨셉을 잡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양사의 합작법인이 탄생한다면 하나금융지주(51%)와 SK텔레콤(49%)이 설립한 핀크(Finnq)에 이어 ICT와 금융이 결합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다만 지금까지의 행보만 놓고 보면 핀크를 '롤모델'보다는 '반면교사'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플랫폼 서비스를 표방하지만 수익 모델이 불명확하다. 지난해 말 기준 핀크의 총자산은 544억원이었고, 1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크는 중개사업이 대부분인데 수익 구조가 애매하다"며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모델을 구상했지만 회원 수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은행, 카드, 현금영수증에 한정된 금융조회 서비스 범위를 대출, 증권, 신용으로 확대했다. 월별 소비 추이도 리포트 형태로 제공한다. 아울러 자체 포인트인 '핀크머니'를 기반으로 오픈뱅킹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BC카드나 케이뱅크와의 시너지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26.2%(전환신주 포함)까지 늘렸다. KT를 대신해 자회사 BC카드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이들 업체와 시너지를 낼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금융업에 진출한 만큼 'KT-우리금융 연합'이 케이뱅크와 더불어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 측은 공식적으로 "KT와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