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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1년만에 깨진 주주정책…배당컷 현실화 중간배당 불발, 적자실적 부담 탓…실적부진 장기화 전망, 기말배당도 부담

최은진 기자공개 2020-08-25 13:33:1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출범과 함께 선언했던 롯데지주의 주주친화정책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으나 올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좌초됐다.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 후속으로 계열사 지분까지 매입해야 하는터라 자금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일본 롯데그룹과 얽히고 설킨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했다. 배당금 대부분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만들고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겠다는 목표였다.

롯데지주 출범당시 발표한 배당정책

2017년 지주 출범 당시 배당 성향을 30%까지 확대하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선포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등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도 확고한 배당의지를 피력했다. 일반에 공개하는 기업설명회(IR) 자료에도 꾸준히 배당전략을 담았다. 롯데지주 뿐 아니라 롯데제과, 롯데하이마트 등도 정관에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변경하면서 배당의지를 공고히 했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처분한 데 따라 유휴자금도 있었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3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기말배당으로도 보통주 800원, 우선주 850원을 집행했다.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으로만 총 800억원의 재원을 썼다. 예년수준보다 약 두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지주는 연결기준 실적으로 적자를 봤음에도 배당을 강행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위기가 드리워진 상황에서도 롯데지주는 금융투자업계와 주주들에게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별도기준 실적으로 보면 배당성향은 37.3%였다.


하지만 1년만에 배당에 대한 의지가 꺾인 분위기다. 매년 할 것 같은 의지를 보였던 중간배당에 대한 얘기도 쏙 들어갔다. 연결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물론 반기순손실로 전환한 데 부담을 느꼈다. 별도기준으로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30% 가까이 축소됐고 반기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별도기준으로 적자를 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예년 분위기 같았으면 중간배당이 논의됐을 법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현금흐름이 상당히 위축된 상황에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된 결과다.

별도기준으로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를 위해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는 데 따라 투자활동으로 순유출 된 현금흐름은 전년대비 크게 늘었다.

부족한 재원은 차입으로 채우고 있다. 단기사채로 500억원을, 회사채로 3212억원을 조달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000억원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차입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자금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도 불구하고 현금성 자산은 예년수준보다 절반이상 줄어든 500억원에 불과하다.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별도기준으로 4조2653억원, 전년 말보다 511억원, 2%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말배당도 장담키 어렵다. 작년수준만큼 배당을 하려면 800억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한데, 자체 조달여력이나 보유 현금자산으로 볼 때 감당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룹 내 만연한 위기의식과 실적악화 탓에 당초 강조했던 주주정책에 대한 의지도 사그라드는 셈이다.

롯데지주 내부 관계자는 "실적이나 현금흐름으로 볼 때 중간배당에 대한 논의를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번엔 없는 걸로 했다"며 "기말배당 역시 실적 상황을 따져봐야 하는 만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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