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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투자 광풍의 명암 [thebell desk]

박창현 기자공개 2020-08-28 08:08:0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최고 테마는 역시 '코로나'다. 질병으로 인한 고단함 속에서도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돈이 되는 시장을 찾고 있다. 바이오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은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로 투자 노선을 정했다. 하지만 이와 무관한 대다수의 기업들은 다른 활로를 찾아야만 했다.

이 때 눈에 들어온 블루오션이 바로 '마스크'였다.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제조업의 영역이다. 생산 설비를 구비해 작동시키면 상품이 나온다. 들어가는 재료가 단순하고 진입장벽도 낮다. 여기에 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성도 밝다.

곧 코스닥에 마스크 투자 광풍이 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 제조·유통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마스크는 코스닥 트렌드가 됐다.

마스크 투자 열풍은 코스닥의 유연성과 풍부한 자금 유동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빠르게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투자에 나서는 유연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작동한 모습이다. 코스닥 기업에게 '도전'을 빼면 뭐가 남을까.

시장의 지지도 한 몫 했다.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재원이 없다면 사업 확장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기업들도 자신감이 붙었다. 마스크 투자에 나선다고 하면 기관 투자자는 물론 일반 주주들까지 기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냈다.

마스크 투자 광풍은 새로운 사업 기회, 기업들의 도전정신,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이 세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근간에는 당연히 '투자 수익 창출'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다만 이제부터 '증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마스크 수요 증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공급자도 급증하면서 시장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만드는 족족 팔리던 시기는 지났다. 결국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올 연말이면 마스크 진출 사업자들의 명암이 확실히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전 경쟁 시장이 구축됨에 따라 품질이 떨어지거나 가격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란 설명이다.

블루오션은 투자 거품이 생기기 마련이다. 돈이 몰리면서 기업이 고평가되고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거품이 걷히면 민낯이 드러나고 빠르게 옥석가리기가 진행된다. 기대와 환호가 일순간에 탄식으로 변하며 이번에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의 광풍이 몰아친다. 이것이 매번 반복돼왔던 코스닥 생태계였다.

마스크 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기업들은 기획력과 추진력, 영업력을 평가받기 위한 시험대에 올라섰다. 밑천을 댄 투자자들의 투자 안목 또한 판가름난다.

강한 바람이 불면 시야가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판단력이 흐려진다. 작은 불빛, 기대감에 의존해 발길을 옮길 수 밖에 없다. 바람이 걷히고 나서야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마스크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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