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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이동걸 회장 '플랜B' 대우조선해양의 길기안기금 투입, 영구채 출자전환 등 구상…'업사이클'까지 버티기

고설봉 기자공개 2020-08-27 07:39:4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6: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M&A) 불발에 대비한 산업은행의 '플랜B'가 주목받고 있다. 딜(Deal) 협상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실타래가 꼬여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딜 실패를 가정한 산은의 대안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M&A는 사실상 항공업 구조조정의 첫 단추로 여겨졌다. 그만큼 이번 M&A가 실패할 경우 자칫 항공업계는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거래를 맺고 있는 금융사 전체로 파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회장이 생각 중인 플랜B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같은 방향성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M&A는 단순히 구주를 인수하는 딜을 넘어 유상증자(신주)를 통한 기업 조기 정상화 계획을 수반하고 있었다. 신규 유동성을 공급해줄 새로운 주체가 공중에 뜰 경우 향후 기업 부실은 더 심화하고, 이렇게 촉발된 부실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은행들의 여신에 리스크를 가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만 올 상반기 2조708억원이다. 이 가운데 산은 등 은행권 차입금은 1조9223억원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부산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 채권단에 포함돼 있다. 이외 대신증권, 한국증권금융 등은 주식담보대출을 아시아나항공에 제공한 상태다.

단순 차입금 외에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리스계약에 따른 각종 차입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말 리스부채는 5조7695억원에 달한다. 또 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사채 등 사채는 올 상반기 말 기준 7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가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딜 무산에 대한 산은의 ‘플랜B’는 단순히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담보할 최소한의 안전장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칫 금융시장으로의 리스크 전이를 차단하는 역할이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부여된 임무다. 그만큼 산은이 미리 플랜B를 계획하고, 딜 무산과 함께 발빠른 조취를 취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은 안팎에서는 유력하게 거론되는 플랜B는 ‘대우조선해양 모델’이다. 산은은 과거 부실 누적으로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을 끌어 안았다. 출자전환 등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경영진 쇄신과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는 한편 한화그룹과의 M&A를 진행했다.

하지만 M&A는 실패했다. 이후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경영 정상화 시도를 지속했다. 위기 상황이 장기화 되면 가운데서도 꾸준히 자금을 지원했다. 조선업이 다시 살아나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정도 이뤄진 뒤에 다시 M&A를 시도했다. 최종적으로 대우조선해양 M&A는 성공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 당장 출자전환 등을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우선 기안기금을 투입하고, 추가 유동성 공급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실시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영구채 등으로 일부 자본을 확충하고, 리스구조 등을 개선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M&A 결렬 뒤 산은이 활용할 수 있는 최우선 카드는 기간산업안정자금이다. 새로 재원을 마련하기 보다 이미 조성된 기금을 조기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안기금을 마중물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안기금의 경우 기업에 기존 부여된 여신한도와는 별도로 추가 자금지원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한도까지 차입금을 끌어쓴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카드다.

특히 산은이 기안기금 운용의 주체라는 점에서 기금 활용 가능성은 더 크다. 기안기금 신청을 기업이 아닌 주채권은행이 대리한다는 점에서 산은 수뇌부의 결정이 이뤄지면 곧바로 아시아나항공에 기안기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더불어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이 기안기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조건과도 일치한다. 기안기금 설치를 위해 올 8월 개정된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안기금 지원대상 업종 중 최우선순위는 ‘항공 운송업, 항공 운송 지원 서비스업’이다.

기안기금의 대출 조건도 산은으로서는 매력적이다. 개정된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은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기업 및 대주주의 권한을 제한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조건을 성문화 했다.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회사는 경영개선 노력을 다하고 이익 배당·자사주 취득해야 한다. 또 최대주주 및 임원들은 고액연봉을 제한 당한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미래 M&A 재추진때까지 묶어둘 수 있는 근거도 이미 마련돼 있다. 기안기금을 지원받는 회사는 기금의 일부(최소 20%)를 주식으로 출자전환 해야 한다.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면 이 가운데 2000억원은 산은이 필수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미 출자전환 약정된 차입금 8000억원을 가지고 있는 산은은 향후 현 대주주인 금호산업을 넘어 단번에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산은은 이미 아시아나항공을 묶어둘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해놨다.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시작될 당시 딜이 무산됐을 경우에 대한 안전장치를 확실히 했다. 1차 M&A가 불발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와 향후 M&A 과정 등은 전적으로 산은의 몫으로 남는다. 당시 산은은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의 내용을 확약했다.

앞선 채권단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과의 최후 협상이 결렬되고 현산이 M&A를 깨면 채권단은 바로 플랜B를 가동할 것”이라며 “우선 기안기금을 투입하고 이어 추가 자금지원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 하고, 항공업이 다시 업사이클을 탈 때가지 지원과 함께 구조조정을 진행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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