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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사업 구조 개편 나설까 플랜트 매출 비중·수주잔고 지속 감소세…지주사 논의 후 '친환경' 진출 결단 평가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02 10:14:5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의 EMC홀딩스 인수가 사업 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플랜트 공사 신규 수주에도 적극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주사와 논의 후 사업 영역을 친환경 신사업 위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SK건설의 플랜트 사업 축소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관측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이 그룹 플랜트 공사가 아닌 수주 경쟁 참여에 소극적인 상황"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SK건설의 사업 개편 움직임이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K건설의 대표 사업영역이 플랜트라는 점에서 이런 움직임은 사업 방향성에 변화가 생긴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건설이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도 플랜트 사업 비중 축소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플랜트 중에서도 중동과 같은 산유국 석유회사 등으로부터 발주를 받아 정유, 석유화학, LNG 플랜트를 짓는 화공플랜트 매출 비중이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화공플랜트 매출은 1조472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8%를 차지했다. 여전히 단일 제품군에서는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이지만 감소세가 뚜렷하다.


2016년까지만 해도 화공플랜트 매출 비중은 50%를 넘었다. 2017년부터 40% 중반을 기록하던 이 수치는 지난해 41%를 기록하더니 올해 상반기 30%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보인 화공플랜트 매출 비중 감소세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길 수도 있다. 다만 건설업은 이미 수주한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을 집계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를 곧바로 입기는 어려운 구조다. 공사가 멈춘다면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겠지만 SK건설 측에서는 공사 중단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속적인 수주 감소의 영향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SK건설은 매년 말 기준 20조원대 초반의 수주잔고를 기록해왔지만 지난해 말 20조2224억원으로 20조원 벽이 위태롭더니 올해 상반기 19조2036억원으로 수주잔고가 줄었다.

SK건설의 주요 계약현황을 살펴봐도 지난해 SK그룹 공사 외에는 주요 화공플랜트 공사 수주가 없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월 발주한 스마트에너지센터건설 프로젝트 두 건을 제외하고는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회사인 페르타미나가 지난해 3월 발주한 발릭파판 프로젝트(RDMP RU-V Balikpapan Project)가 가장 최근 외부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화공플랜트 공사다.


플랜트 업황이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국내 경쟁 플랜트업체가 일부 발주처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는 것과도 다른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SK건설이 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SK건설은 지주사와 논의 끝에 건설업과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폐기물 사업을 택한 셈이다. 총 6인으로 구성된 SK건설 이사회에는 이성형 SK㈜ 재무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포함돼있어 지주사의 의견이 이사회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SK건설의 최대주주는 회사 지분 44.48%를 보유한 SK㈜다.

IB업계에서는 SK건설과 SK그룹이 전략적투자자(SI)였기에 이번 인수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폐기물처리업체 M&A 시장은 사모펀드(PE)를 중심으로 이미 관심이 집중돼 다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할 수 있었던 것도 장기적으로 사업 관점을 갖는 전략적투자자였기 때문"이라며 "단기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였다면 과감한 투자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건설은 EMC홀딩스의 현재 최대주주인 어펄마캐피탈이 그랬듯 폐기물 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외형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펄마캐피탈은 2017년 충청환경에너지·삼협그린텍·와이에스택, 2018년 에코그린, 2019년 WIK그린 등을 추가 인수해 폐기물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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