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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출범 후 첫 선순위채…내부등급법·바젤Ⅲ 덕 2000억대 조달 추진, 자본비율 개선에 신종자본증권 일변도 탈피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04 07:40:0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0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 이후 첫 '선순위' 채권을 발행한다. 그만큼 자본비율이 개선됐다는 걸 보여주는 행보다. 그동안 낮은 자본비율 탓에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과 이달 말 선제 도입할 바젤Ⅲ 덕분에 당분간 자본비율 고민 없이 조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은 오는 10일 2000억원 규모의 원화 선순위 회사채를 발행한다. 앞서 1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신고한 금액은 1500억원이었으나 수요예측 흥행으로 액수를 늘렸다. 이사회 승인 한도(2000억원 이내)에 따라 500억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최근 회사채 금리가 소폭 올라 발행 요건이 악화했으나 내부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주사 전환 후 첫 선순위채라는 의미가 있다. 그간 우리금융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조건부자본증권만 발행해왔다. 자본비율이 낮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조건부자본증권은 발행 금리가 높지만 자본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백분율을 의미한다. 여기서 자기자본은 기본자본(Tier1)과 보완자본(Tier2)으로 구분된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긴 채권으로 회계 처리 시 Tier1으로 분류된다. 후순위채는 회계상 부채에 들어가지만, BIS비율 산출 시 Tier2에 들어간다. 다만 후순위채는 잔존만기가 5년 이내로 들어올 경우 자본인정 비율이 매년 20%씩 차감된다. 이들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면 산식상 분자에 해당하는 Tier1이나 Tier2가 늘어 BIS비율이 개선된다.

문제는 이들 채권이 조금 더 비싸다는 데 있다. 선순위채는 자본비율을 높이지는 못하지만 발행 금리가 통상 신종자본증권보다 150bp, 후순위채보다 50bp 이상 낮은 편이다.

비교적 비싼 값을 주고 채권을 찍은 이유는 우리금융이 출범 직후 한동안 표준등급법을 썼기 때문이다. 표준등급법은 감독당국이 정한 신용평가 기관에서 평가하는 등급만 쓸 수 있어 RWA를 보수적으로 산출하는 경향이 있다. 올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11.7%로 감독당국의 권고수준(11.5%)에 근접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자본비율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는 당국으로 내부등급법을 부분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을 쓰면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부도율(PD), 손실률(LGD) 등을 토대로 RWA를 산출한다. 표준등급법보다 RWA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산식상 분모에 해당하는 RWA가 작아지면 BIS비율이 개선된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6월 우리금융의 가계, 소호(SOHO) 등 부문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을 내줬다. 이에 힘입어 BIS비율은 12.73%까지 올랐다.

3월 말과 6월 말 우리금융의 자기자본은 27조9520억원에서 27조35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RWA가 237조830억원에서 214조8150억원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며 BIS비율이 개선됐다.

이달 말부터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까지 선제 도입하면 BIS비율이 추가로 90bp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의 위험가중치(RW)와 일부 기업대출의 PD, LGD 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우리금융 실적발표자료

이번 선순위채 발행은 그만큼 우리금융이 자본비율의 족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걸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부채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자본증권 발행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해 선순위채를 발행했다"며 "만기도 짧아 듀레이션(duration) 구조를 바꾸면서 운용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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