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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노딜 수순' 아시아나, 자회사 매각카드 나올까기안기금 지원 대가로 자회사 처분 압박 가능성 커

최익환 기자공개 2020-09-07 08:06:2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딜이 공식화 될 경우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플랜 B’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업계에선 자회사의 연이은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지원 조건이나 후속조치로 자회사 선제매각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매도자 금호산업은 이르면 내주 인수예정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파기를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의 인수부담 경감 제안에 12주 재실사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사실상 M&A 거래가 결렬됐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업계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의 향후 경영계획에 쏠린다. 당장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액은 약 2조원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 2014년 채권단 자율협약을 종료한 아시아나항공이 6년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로 공식 복귀하게 된다.

◇기안기금 등 지원 대가, 자회사 매각시도가 1순위로 거론

업계는 기안기금 지원의 대가에 주목하고 있다. 기안기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막고 만기도래 채무를 변제하려면, 자구안이 동시에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2000%를 상회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일부 리스기재 반납 등 운영축소 방안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자회사 매각 가능성이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매각 규모가 기존 부채를 모두 갚을 정도는 아니지만, 자회사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다면 채권단의 지원을 얻어내기 용이해진다. 또 향후 재매각 시 덩치를 줄여 원매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거래에 참여해온 자문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통매각이 진행되면서 자회사들의 별도 분리매각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왔다”며 “거래가 깨진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카드는 역시 자회사 매각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딜 초반 각광받던 LCC 자회사, 코로나 탓 당장 매각 어려워

당초 거래구조상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자회사를 거느린 채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될 예정이었다. 딜 초반 산업은행이 통매각을 못박은 탓에, 일부 분리인수를 원하던 원매자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사(LCC) 구조조정 국면에 맞물려 관심도가 높았던 자회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애경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는 등 항공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 원매자를 찾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우 노선망과 신규기재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다른 LCC에 비해 경쟁력은 높다”며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LCC 투자를 시도할만한 원매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홀로서기’ 시도해온 아시아나IDT에 관심 집중

대신 아시아나IDT의 매물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더라도 '지주회사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의 지배구조가 형성돼 증손회사 이슈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추후 매물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아시아나IDT는 모회사의 매각작업이 진행되던 지난 6월 주주총회를 열어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사업 △사물인터넷(IoT) 기반 IT 신기술 적용 융복합 사업 △오투오(O2O) 서비스업 △지능정보(빅데이터·인공지능) 기술 활용 제품 및 서비스 개발·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는 아시아나IDT의 이런 움직임이 홀로서기에 대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의 캡티브 물량 외에 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물론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캡티브 매출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을 키우려는 행보라는 평가다.

PEF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IDT는 항공업황 부진의 영향권에서는 다소 떨어져있어 구조혁신펀드 등을 보유한 PEF 운용사들이 충분히 검토할 만한 매물”이라며 “시스템통합업과 클라우드컴퓨팅 자체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물로 나오면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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