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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AMC 열전]국내 '1호업체', 기지개 준비하는 한국토지신탁⑨2001년 국내 최초 출범 이후 성적 부진…현대해상 강남사옥 매입해 국면 전환

고진영 기자공개 2020-09-21 13:28:32

[편집자주]

리츠(REITs)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백화점, 아울렛, 호텔, 아파트까지 다양한 부동산 물건이다. 규제완화와 세제혜택 등 정부의 유인책 확대와 투자처 확대를 노리는 시장 관계자들 덕분에 리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조원을 넘어섰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리츠AMC와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은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리츠 AMC(자산관리회사)업체다.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시행되고 리츠 시장이 열리자마자 한국토지신탁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업계 최초로 자산관리회사 인가를 신청해 제일 먼저 승인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적극적이었던 출범 초반과 달리 첫 리츠 설립 이후로는 관심이 뜸한 모습을 보였다. 후발주자들에게 줄줄이 추월을 허용한 탓에 점유율도 하위권에 그친다. 그런데 올해는 사뭇 기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주력 사업이던 차입형 토지신탁을 줄이고 리츠 등 신사업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한토신, 리츠 AMC 출발과 난관

올해 7월 기준으로 한국토지신탁은 운용자산(수탁자산)이 33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2860억원)과 비교하면 규모가 18% 정도 늘어나긴 했으나 점유율로 따지면 0.6%로 같았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올해 새롭게 인가받은 3곳을 제외하면 전체운용사 29곳 가운데 20위에 머무는 성적이다. 특히 부동산신탁사 가운데서는 가장 점유율이 낮았다. 현재 한국토지신탁이 운용 중인 리츠는 총 9개이며 주택 5개, 물류 2개, 오피스와 리테일 각 1개 등으로 구성됐다. 모두 사모 리츠다.

리츠 자산운용위탁수수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5억5300만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수익인 942억원 가운데 0.59%의 비중에 불과했다. 리츠시장에 진출한지 20년 가까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속도가 지지부진하다 .


한국토지신탁은 2001년 9월 28일 리츠 AMC 설립인가를 받고 가장 앞서서 출항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당연히 여겼는데 그만큼 부동산 개발경험과 전문인력을 갖춘 곳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도 리츠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출사표를 내기 전인 2000년에는 한국토지신탁이 직접 `부동산을 움직이는 REITs'라는 제목으로 522쪽 분량의 리츠 해설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실제로 설립 초기에는 리츠사업을 하는 데 꽤 바쁘게 움직였다. 인가 이후 약 1년 만인 2002년 10월 케이원 제1호 리츠가 첫 상품으로서 본인가를 획득했다. 자본금 500억원으로 설립됐으며 외국자본인 제너럴일렉트릭캐피털(GE캐피털)이 455억원을 넣어 주목받았다. 국내 리츠시장에 외국자본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보인 행보는 영 달랐다. 애초 한국토지신탁은 1호 리츠 설립과 함께 2,3호 리츠를 연달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십년이 넘게 감감무소식이 이어져 리츠사업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리츠시장이 부동산펀드에 밀려 빠르게 꽃을 피우지 못하면서 사업 비전 역시 덩달아 틀어진 탓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당시 리츠 시장이 활발하지 않아 자금모집 등이 어려웠다”며 “확실한 투자자가 없으면 리츠를 만들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경쟁력에서 밀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13년이 돼서야 목동 '트라팰리스 이스턴·웨스턴타워'에 투자하는 케이원 제2호를 내놔 리츠시장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사업확대는 여전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2017년 기준 2000억원 정도였던 한국토지신탁의 리츠 운용자산은 3년간 70% 정도 늘어 3000억원대를 찍었다. 그러나 다른 AMC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같은 기간 점유율은 오히려 0.74%에서 0.6%로 줄었다.

◇'1호' 영광 되찾나, 현대해상 강남사옥으로 신호탄

다만 최근들어선 리츠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화두를 ‘수익 다변화’로 내걸고 리츠와 도시재생 등 신사업을 전략사업으로 설정했다. 2019년 임직원 숫자도 231명으로 2018년의 210명보다 10% 늘었는데 신사업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경력직 직원을 대거 채용했기 때문이다.

조직 개편 역시 동반됐다. 신탁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3개에서 2개로 줄인 반면 기존 미래전략사업본부는 전략사업본부와 리츠사업본부로 나눴다. 리츠사업의 경우 팀이 본부로 승격된 셈이다. 이에 따라 임원진에도 변동이 생겨 리츠사업팀장을 맡던 채현호 상무가 리츠사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특히 리츠를 통한 '현대해상 강남사옥' 매입건은 한국토지신탁의 달라진 사업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토지신탁은 5월 현대해상 강남사옥 본입찰에 뛰어들어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했을뿐 아니라 2차 비딩에서도 가격을 더 올려썼다. 이렇게 책정된 가격은 3.3㎡당 3380만원이다. 초기 응찰가보다 100만원 올랐으며 강남권역(GBD)에서 단위면적(3.3㎡) 당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현대해상 강남사옥.

최종적으로 7월 체결한 매매계약에서는 3.3㎡당 3407만원, 매매가 3605억원에 합의했다. 인수주체로는 ’코레이트타워 리츠’를 내세웠으며 부동산 거래금액을 포함한 총사업비 규모는 3870억원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추후 이 빌딩 이름을 코레이트타워로 바꾸고 사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강남과 서울역 인근에 뿔뿔히 흩어져 있는 주요조직을 한 데 모으기로 했다. 계열사인 동부건설도 입주한다.

한국토지신탁이 해당 빌딩 매입에 이처럼 공격적 베팅을 한 데는 사옥에 대한 니즈도 작용했지만 리츠사업의 확대 의지 역시 크게 반영됐다. 39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매입으로 리츠 운용자산 역시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리츠에 관련해서는 앞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력 역시 현재 게속해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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