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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그림자경영 명암]'선장' 없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운명은오너 경영 퇴진 1년6개월, '서재환·박홍석·윤병철·이용욱' 등 4인방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22 08:33:3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로 다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룹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계열사 및 자산매각을 비롯한 자구안 마련은 물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의 힘든 줄다리기도 예정돼 있다.

'풍전등화' 신세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심점은 어디일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사진)은 1년 6개월 전인 지난해 3월 말 전격적으로 경영퇴진을 선언했다.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금호고속 및 금호산업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는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져 있다. 그럼에도 박 전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재계 평가다. 소위 '금호아시아나맨'으로 불리는 이들이 박 전 회장을 대신해 전면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과거에도 위기 상황에서 물러나 '그림자 경영'을 하다 경영에 복귀한 적이 있다.

◇경영 퇴진 이후 등산 즐겨, 재계 "측근 통해 '그림자 경영' 중"

박 전 회장 퇴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가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데 있었다. 며칠 후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의견으로 수정된 감사보고서를 재제출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649%로 대폭 상승했다.

국내 주요신용평가사들은 감사보고서 파문 직후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렸다.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 상환 압박에 직면, 유동성 위기로 치닫을 위기였다. 박 전 회장은 퇴진에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유동성 협조를 요청했다.

박 전 회장은 문제가 된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직 뿐만 아니라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그룹 회장직은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 등에서 사퇴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박 전 회장은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박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등산을 하며 지낸다는 근황을 전했다. 다만 재계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어도 여전히 측근을 통해 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전 회장은 본인이 직접 디테일 한 부분까지 챙기는 꼼꼼한 스타일이라 아무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했어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주요경영진들은 박 전 회장을 보필하던 사람들이라 이들을 통해 그룹 경영 관련 현안을 보고 받고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 후 나온 자구안, '박삼구+핵심 측근 합작품' 해석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금호고속이 있다. 큰 줄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진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호고속 최대주주는 '박삼구 외 8인'으로 72.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도 박 전 회장이다.

핵심 측근으로는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 박홍석 그룹 전략경영실장, 윤병철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 이용욱 아시아나항공 법무실장 등이 손꼽힌다. 핵심 인물 중 일부는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박 전 회장과 함께 최근 공정위로부터 검찰에 고발 조치를 당했다.

비상장법인 금호고속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실장과 윤 상무는 금호산업 뿐 아니라 금호고속 등기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 실장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고 윤 상무는 감사를 맡고 있다.

업계는 최근 금호고속이 내놓은 일련의 유동성 마련 조치들도 이들 멤버가 주축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고속은 최근 고속버스 운영 사업부를 분할해 '금호익스프레스'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금호고속은 현재 각자 대표 체제로 김현철 사장이 터미널 사업부를, 이덕연 사장이 고속버스 사업부를 맡고 있다. 이덕연 사장이 신설되는 금호익스프레스 경영을 맡고 기존 금호고속은 김현철 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 실장과 윤 상무는 금호고속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호고속 경영은 김현철 사장과 이덕연 사장이 전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은 금호고속 지분 3만2400주도 담보로 제공했다고 공시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익스프레스 주식을 담보로 금호고속에 12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주요 재무라인인 박홍석 부사장과 윤병철 상무가 금호고속 주요 경영진"이라면서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은 담보로 제공한 것은 핵심 측근과의 사전 조율이 이뤄졌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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