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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인프라코어 인수 참여 FI, 들러리로 전락하나시장선 기울어진 운동장 의구심…산은은 부인

김혜란 기자공개 2020-10-05 06:36:1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1: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분위기가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손잡은 현대중공업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 인수전에 응찰한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들러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에는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가 참여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까지만해도 인수전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부인했던 현대중공업이 예비입찰에 KDBI와 컨소시엄을 이뤄 등장하면서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특히 두산그룹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인 KDBI가 인수 후보로 뛰어들자 시장에서는 공정한 매각 작업이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은 현재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현대중공업과 KDBI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 대해 "KDBI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한 사안"이라며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나 현대중공업 측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주채권은행이 현대중공업을 지원사격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의심의 눈초리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 일각에서 FI들은 이번 인수전의 경쟁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글랜우드PE는 일찌감치 IM(투자설명서)을 수령해 자문단 구성을 준비하며 예비입찰 이후 진행될 실사를 대비해왔다. 실사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FI 입장에서는 이번 M&A가 정치적 이슈로 비화하는 것 아닌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인수전에서 이탈해야하는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 인수 후보들이 본격적인 실사 작업에 돌입하지 않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세 후보의 완주 의지를 알 수 없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2위 현대건설기계를 자회사로 둔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1위 기업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인수메리트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완주 여부를 지금 상황에서 예단할 수는 없다.

MBK파트너스와 글랜우드PE 역시 대기업 딜 소싱과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작업 관련해선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8조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해 자금력이 풍부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과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는 데다 제조업 분야에 대해서도 눈이 밝다. 이번 딜도 진지하게 준비해왔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글랜우드PE 역시 그동안 시장에서 이번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거론돼왔다. 특히 글랜우드PE는 대기업으로부터 사업부나 계열사를 인수해 인수 기업의 가치를 크게 제고하는 데 두각을 보여왔다. 글랜우드PE의 트랙레코드(투자실적)인 동양매직(현 SK매직), 라파즈한라시멘트 두 성공 사례다. 두산인프라코어도 확실한 밸류업 복안을 가지고 뛰어들었다면 비가격적 요소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지난해 서라벌도시가스·해양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브랜드명 한글라스),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를 잇달아 인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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