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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할 '최대복병' 의결권 자문사 연기금 등 투자자들 자문사 의견 따를 가능성..특별결의시 주주참석률도 '변수'

이효범 기자/ 김진현 기자공개 2020-09-28 08:03:3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사업부문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물적분할 안건은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자문사 의견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요 주주들의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자산운용사들은 대체로 자문사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이미 자문사에 관련 의견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임시주총,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필요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 위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를 내달 30일 개최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 등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주식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 위한 주주동의 절차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LG화학의 분할 계획 발표로 인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찬성 측은 신설 법인이 LG화학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 측은 기존 주주가 투자한 건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물적분할보다는 인적분할 방식의 자금 조달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주들 사이에 반응이 엇갈리자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기업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다. 상법상 특별결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 6월말 기준 LG화학의 최대주주는 보통주 기준 지분 33.37%를 보유한 ㈜LG(특수관계인 포함)다. 국민연금이 지분 9.96%를 보유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 중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36.7%(9월 23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이같은 주주구성 아래 ㈜LG와 특수관계인은 보유 지분율로만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한다. 문제는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변수는 주주들의 참석률이다. 주주들의 참석율이 낮을수록 ㈜LG의 찬성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안건 통과 가능성은 높아진다. 가령 전체 주주 중 참석주주들이 ㈜LG를 포함해 40%에 불과하다면 이번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하지만 참석율이 높아질수록 ㈜LG의 힘만으로 안건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극단적으로 전체 주주가 모두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이번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66.67%(4706만1562주)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LG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 33.37%(2355만5560주)와 함께 33.3%(2350만6002주)의 찬성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최근 국내 기업 주주총회 동향을 보면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석률은 상당히 높아졌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 참석률은 80%를 넘었고, 현대중공업 지주사 전환 결정 주주총회 참석률은 60% 중반대에 달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특별결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전체 주주 가운데 적어도 45% 안팎의 주주들이 찬성해야 한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민연금 표심, KCGS 권고와 84.1% 일치...반대 의견 '변수'

이같은 구도 아래 LG화학 물적분할 여부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LG화학이 전자 주주총회 등을 도입해 개인투자자 및 외국인 주주 참석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이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물적분할에 반대 의견을 표할 경우 주요 연기금, 공제회 등이 줄줄이 반대 의견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외국계 주요 기관 역시 국민연금과 비슷하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어 국민연금 찬반 여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의결권 자문사 권고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KCGS 권고와 84.1% 비중으로 일치하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특히 반대 권고 시 해당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주요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대신경제연구소, 글로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도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위임받은 의결권도 LG화학 분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LG그룹이 계열사 사업부 분할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개인투자자 및 자산운용업계가 이번 물적분할 건을 유의깊게 살펴보는 것"이라며 "의결권 자문사들 역시 이런 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이 들면 과감하게 반대 의견을 권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의결권 자문사 대신경제연구소도 지난해 10월 발간한 대기업지배구조보고서(LG그룹)에서 LG화학 사업부의 분할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의견을 달았다. 운용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인적분할 후 상장을 택하면 지분율 감소를 우려해 물적분할을 택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의결권 자문사가 이번 이슈를 거버넌스(governance) 관련 이슈로 판단해 반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의결권 자문사가 분사 결정을 거버넌스 이슈와 연관짓는다면 반대 의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며 "물적분할 이후 상장을 택하는 방식이 LG그룹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주주가치 제고와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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