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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산업, 동판 생산 외길 '과점체제 구축' [진격의 중견그룹]①매출 2000억대 안착, 전기차 부품용 소재 납품 확대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12 08:10:13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구산업은 국내 대표 구리(동) 가공회사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고부가 가치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동판재 시장에서 과점 지위를 지키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소재 매출에 전기자동차 부품 소재 매출을 더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구산업은 동 압연시장을 연 선두주자다. 50년 넘게 동판·동합금(동에 아연, 알루미늄, 연 등을 혼합)판 생산 외길을 걷고 있다. 압연은 금속재료를 회전하는 롤 사이로 통과 시켜 두께를 줄이면서 길이를 늘이는 가공법이다.

이구산업 제조공정 [출처: 이구산업]

◇동판 점유율 2위, 내연기관차 부품 소재 주축

동 판재 내수시장 지배력은 공고하다. 동·황동(구리와 아연의 합금)·인청동(구리와 주석의 합금)·리드프레임(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를 연결하는 전선과 반도체 패키지를 기판에 고정시키는 버팀대 역할을 하는 금속기판) 등 순수 압연제품은 풍산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자체 조사 기준)다. 국내 동판 시장규모는 20만5000톤(2012년 기준)이다. 풍산이 약 60%, 이구산업이 약 20%(2019년 기준 17%)를 점유하고 있다.

동 가공품 수요는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 동이 가진 전기·열 전도성 때문이다. 자동차·전기전자 부품 소재, 건설자재는 물론 단추재, 액세서리를 포함한 일상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이구산업 주력 매출처는 자동차 부품회사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29%(약 584억원)가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1, 2차 벤더(협력업체)에서 발생했다. 이구산업은 커넥터(연결 단자)·터미널·배터리용 단자·전장제품 등 자동차 부품에 소재로 쓰이는 동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 차례 제련된 전기동(전기분해로 정련 생산한 순도 99.9% 이상 구리)이 용해·압연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이다.


매출 추이는 안정적이다. 구리 가격 하락 여파가 컸던 2016년을 제외하고 2010년 이후 매년 2000억원 이상 유지하고 있다. 주요제품은 황동과 동이다. 지난해 황동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54%(1132억원), 동 제품은 33%(699억원)를 차지했다.

반면 수익성은 들쑥날쑥하다. 2017년 6%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0%로 하락했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 변화 때문이다. 구리 가공사업은 제품가격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19년 매출액 2103억원 중 원재료 비용이 1750억원이었다. 원재료 가격 변화가 수익성에 직결되는 구조다.

이구산업은 제품 판매가격을 1개월 단위로 전기동 가격과 연동해 결정한다. 원재료인 전기동 가격은 국제시세인 LME(London Metal Exchange, 런던금속거래소) 가격을 반영한다. 원가 투입과 제품 판매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과 제품 판매가격 차이가 마진율 변동으로 이어진다. 대체로 구리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구리 가격이 내리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지난해 구리 가격 하락으로 연말 재고자산에 대한 저가법 평가를 실시해 평가손실 8억원을 매출원가로 인식했다.

◇연 생산능력 6만톤 '포승공장' 신설, 전기차 부품 소재 매출 증가

이구산업은 1968년 동판 제조기업 '이구산업사'로 출발했다. 1955년 덕흥철강(현 덕흥제선)을 설립해 비철금속 유통사업에 뛰어든 고(故) 손정환 이구산업 명예회장이 비철금속 제조사업에 확신을 갖고 사업 분야를 넓혔다. 1971년 법인 전환과 함께 '이구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동 가공산업 초기 시장을 개척했다.

1983년 창업주 뒤를 이어 2세 손인국 회장이 이구산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손 대표는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했다. 풍산과 함께 동판재류 시장에서 점유율을 굳혔다. 1995년 8월에는 코스피 상장까지 이뤘다.

이구산업은 생산거점을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장'으로 옮기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손 회장은 동 관련 제품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포승공장을 세우는 데 약 841억원을 투자했다. 2002년 10월 착공한 포승공장은 2005년 4월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포승공장 가동 이후 이구산업 연간 생산량은 2만톤에서 6만톤으로 늘었다. 5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액은 2006년부터 1000억원대로 뛰었다.

올해 전기차 부품 소재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전기차 부품 소재 매출비중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전기차 부품 소재 매출비중은 7%(약 147억원)였다. 이구산업은 2018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버스바(Busbar, 전기차 소형 배터리인 셀을 연결하는 케이블)용 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내연기관차 부품 소재 실적이 매출 성장을 좌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909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방산업인 자동차 경기가 위축되면서 내연기관차 부품 소재 매출도 줄었다.

이구산업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동 소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 부품 소재 매출이 회복단계에 들어서면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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