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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채권 시장, 3분기 실질적 '제자리걸음' [Market Watch]민간기업 참여 저조, 녹색채권 발행은 위안…4분기 이슈어 대기

이지혜 기자공개 2020-10-12 13:22:4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8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시장이 3분기 주춤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증권 발행규모가 상반기보다 줄어든 영향이 컸다. 주택금융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SRI채권도 크게 늘진 않았다. 실질적으로 제자리걸음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투자자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시장도 초기단계의 미숙함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롯데지주나 TSK코퍼레이션처럼 SRI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하는 뉴이슈어도 3분기 합류했다. 이런 과정에서 KB증권의 조력도 적잖았다. 2019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되는 모든 SRI채권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4분기 전망도 흐리지 않다. 벌써 발행을 예고한 기업들이 줄을 섰다. KB금융지주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이다. 이 가운데 KB금융지주와 한국중부발전은 SRI채권의 뉴이슈어라는 점에서도 시선이 쏠린다.

◇주금공 의존 여전, 성장세 더뎌

8일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발행된 SRI채권은 모두 11조 874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채권이 10조3143억원으로 가장 많이 발행됐고 녹색채권은 7600억원, 지속가능채권은 8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상반기 발행되지 않았던 녹색채권이 3분기에 비로소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시장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2019년 3분기에 SRI채권은 모두 6조7453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사회적채권이 5조355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녹색채권이 7400억원, 지속가능채권이 65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다소 주춤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증권이 상반기보다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내 SRI채권 시장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사회적채권 비중은 90%에 가까울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SRI채권은 각각 18조원, 13조원 규모로 발행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SRI채권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조9400억원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300억원 발행된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발행사의 다양성도 상대적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지난해 3분기 SRI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6곳, 올해 2분기에는 7곳이다. 올해 3분기에도 SRI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롯데지주와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TSK코퍼레이션, 한국장학재단,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모두 8곳이다. 다만 롯데지주와 TSK코퍼레이션 등 사상 처음으로 SRI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후보고가 아직 미흡해 투자자 신뢰가 낮다”며 “시장이 크려면 민간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투자자도 발행사도 수익률이나 조달금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없다보니 성장세가 더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녹색채권의 경우 사전검증을 위해 제시하는 관리체계에서 측정지표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사회적 영향을 투자자들이 평가하기 어려워 SRI채권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쉽사리 높아지지 않고 있다.

◇KB증권 ‘두각’

KB증권은 국내 SRI채권 시장에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부터 3분기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되는 SRI채권은 모두 대표주관을 맡아 진행했다.

국내에서 수요예측을 거쳐 처음 발행된 SRI채권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6월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이다. 그해 9월과 10월에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비금융 민간기업가운데 처음으로 각각 녹색채권을 5000억원, 1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딜은 KB증권이 NH투자증권과 함께 맡았고 SK에너지와 GS에너지 딜은 단독으로 맡았다.

올해도 이런 명맥은 이어졌다. 올해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된 공모채는 7월 TSK코퍼레이션의 녹색채권과 9월 롯데지주의 지속가능채권뿐이다. 각각 1100억원, 500억원 규모다. TSK코퍼레이션 딜은 KB증권이 단독으로 대표주관업무를 맡았고 롯데지주는 KB증권과 함께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았다.

◇4분기 전망 ‘긍정적’

4분기 전망도 비교적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기업과 여전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발행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카드사나 캐피탈사, 은행 등은 자금조달 수요가 있어 SRI채권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벌써 호재도 들려온다. KB금융지주가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 신종자본증권의 모집금액 3000억원 가운데 2700억원을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SRI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 공기업도 발행계획을 발표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경 한국전력공사가 2000억원 이내로, 한국중부발전은 1000억원 내외로 SRI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은 “발행 인센티브가 적은 데다 외부 검증까지 받아야 해 민간기업의 참여가 아직은 적다”면서도 “그러나 기업들이 친환경적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해야 하기에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점차 SRI채권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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