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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우리은행, 질병사태 유연한 대응…타깃 국가 변함없다①방역 우수 국가 위주 성장 목표, '2-way' 전략은 그대로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09 07:53:02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 등에 주력하는 3.0 시기에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맞춰 드라이브를 보다 걸던 단계다. 이런 가운데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했다. 생존과 확장을 위해서는 '언택트(비대면)' 전략이 필수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과연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를 언택트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한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유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기회에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 현재 질병사태가 상대적으로 덜한 국가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주, 유럽, 러시아, 브라질 등 팬데믹이 큰 국가에서는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종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고심은 있었지만 결국 '타깃' 국가는 코로나19 전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팬데믹 확산에도 기존 전략 대부분 유지

우리은행은 올해 초 글로벌 사업을 두고 투웨이(2-way) 전략을 수립했다. 해외사업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두 축으로 나눠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대상으로 현지에 깊숙이 침투해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을 재촉키로 했다. 반면 미국·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독일 등 선진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기업금융에 포커스를 맞췄다.

실제 우리은행은 최근 동남아 국가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의 성장가도를 마련해왔다. 초반 해외사업은 선진 시장에 집중돼있었다. 타행처럼 미국, 일본, 유럽을 우선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정체된 선진 시장에서는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 내부에 커졌다. 시장의 성장성을 생각한다면 타깃 국가를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14년 당시 손태승 글로벌사업부문장(현 지주 회장)의 주도로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가 이뤄졌고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이후 2016년 신남방 지역 영업 확대를 위해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우리웰스뱅크필리핀)을 인수했고 2017년에는 진정한 베트남 현지화를 위해 베트남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에는 캄보디아에서 저축은행(WB파이낸스캄보디아)을 인수했다. WB파이낸스캄보디아는 2020년 2월 캄보디아 기존 현지법인인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합병을 통해 현재 통합법인으로 시너지를 창출 중이다.

덕분에 우리은행의 동남아 지역 순이익은 2016년 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8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전체 글로벌 순익 가운데 52%가 이곳에서 창출됐다. 덕분에 전체 글로벌 순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 해외사업으로 얻은 순이익은 9000만 달러였는데 지난해 기준 1억92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 역시 작년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려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거대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였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먼저 발빠르게 대응하는 자가 살아남는 자라 판단하고 코로나19 전열을 구상했다.


◇코로나19 청정국가에 인적·물적 자원 집중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2~3월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은 타국 주재원들과 연결을 주고받으며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전세계로 뻗어있는 478개 법인·지점·출장소들의 코로나19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황규순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상무)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한창 심할 때에는 대체 사업장 마련하고 해당국가 채무 유예 프로그램 참여, 주재원 가족들의 귀국 문제 등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26개국 상황을 모두 통제하며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시중은행들의 해외사업이 위축됐다. 주요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향조정될 만큼 거시 환경이 좋지 않을 뿐더러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전세계적으로 대면 영업이 마비됐다.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 실적이 코로나19 확산 전에 세웠던 올 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 올 상반기 해외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이 2010만달러다. 작년 순이익(1억9200만달러)을 넘어서는 성과를 계획하고 달려 나가려고 했으나 예상치 못한 거대 악재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우리은행은 발 빠르게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되지 않는 곳에 계속 우물을 파면 힘만 달릴 뿐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론이 당장은 ‘코로나19 (상대적) 청정국가’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현재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은 성공적인 방역 사례 국가로 꼽힌다. 인구가 한국의 두 배인 베트남은 누적확진자수가 1145명(10월23일 기준·사망 35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봉쇄에 가용자원을 총동원한 결과다. 캄보디아는 누적확진자수 286명에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초기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본토 내 확산을 엄격한 통제 속에 막아내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유럽, 북미, 브라질, 러시아 쪽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독일은 10월 들어 다시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경계 단계를 올렸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27만3954명, 사망자는 15만4837명에 이른다.

황 상무는 “아무래도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통제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방역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며 “당분간은 경제 활동이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규순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상무)

우리은행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현지화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베트남법인은 영업요원 역할을 하는 대출모집인(SR·Sales Representative) 인원을 지난해 말 기준 400명에서 9월 말 기준 550명까지 늘렸다. 연말에는 10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캄보디아법인의 경우 현지 영업인력을 지난해 말 기준 900명 정도에서 올 9월 말 기준 1600명으로 늘렸다. 올 연말쯤에는 19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베트남법인과 캄보디아법인에는 각각 1600억원, 12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과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근 모든 절차를 마쳤다.

유럽, 미주 등지에는 현상유지 정도로 관리를 하며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토록 했다. 유럽법인의 경우 기존 사업대로 500만달러 이하의 소액 IB 사업은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IB 영업은 네트워킹이 70~80%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추후를 생각해 제조업, 유통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고객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확대 작업을 지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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