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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용사 열전]삼정KPMG 윤영각의 파빌리온, 대주주 변경 독됐나2017년 사모펀드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 최대주주 등극...3년째 적자 '늪'

김수정 기자공개 2020-10-29 12:59:14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회계법인 삼정KMPG를 설립한 창업주이자 사모펀드(PEF) 업계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윤영각 대표이사 회장의 운용업계 출사표다. 윤 회장은 2017년 아시아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파빌리온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현재까지 실질적 오너이자 최고경영인(CEO)으로서 회사 투자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윤 회장의 사모펀드인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파빌리온자산운용은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이뤘다.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해마다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다만 실적 측면에선 오히려 대주주 변경 전보다 후퇴했다. 2016년 두자릿수였던 순이익은 2017년 한자릿수로 급감했고 이듬해부터는 손실을 계속 내고 있다.

◇윤영각 회장 '야심작'이자 운용업 '출사표'..사모펀드 통해 인수

파빌리온자산운용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아시아자산운용이 전신이다. 아시아자산운용은 2009년 설립돼 부동산 컨설팅과 대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자산관리 등 업무를 해왔다. 2017년 9월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에 인수돼 지난해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는 윤영각 현 파빌리온자산운용 대표이사 회장이 2014년 세운 사모펀드다. 윤 회장은 광범위한 글로벌 투자 실적을 자랑하는 사업가이자 금융인이다.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는 자산운용업 진출을 위해 정도현 전 아시아자산운용 대표와 아시아신탁 등 전 대주주들로부터 아시아자산운용 지분 60%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사모펀드 파빌리온제이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인수 주체로 나섰다. 현재 지분구조를 보면 파빌리온제이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58.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돼 있다. 더불어 NH농협은행과 코미코가 9.9%씩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밖에 기타 소액주주 5인이 21.8%를 보유했다.


파빌리온자산운용 이사회는 윤 회장과 강연재·송병철 부회장, 정영철·김민녕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은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 이후 이례적으로 대표이사를 자처해 투자활동과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실질적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그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윤 회장은 회계법인 삼정KMPG의 창업주다. 삼정KMPG 회장과 KPMG 인터내셔널 이사회 이사, 파인스트리트그룹 회장, KTB프라이빗에쿼티 회장,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을 거쳐 현재 파빌리온자산운용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1953년 12월4일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고등학교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듀크대학교 대학원에서 법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에서 회계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91년 한국으로 귀국해 삼정KMPG의 전신인 삼정법률사무소를 세웠다. 이후 해외 투자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은행산업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사모펀드까지 손을 뻗었다. 그는 올해 초 쌍용자동차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돼 임기 3년을 부여 받기도 했다.

윤 회장 아래로는 두 부회장이 있다. 강연재 부회장은 현대증권 영업총괄 부사장과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 국민연금 감사 등을 지내면서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법무법인 바른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 자산유동화증권(ABS), PF 등 경제 분야 고문을 지냈다. 이후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에 부회장으로 영입됐고 파빌리온자산운용 부회장직까지 맡게 됐다.

송병철 부회장은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 출신 금융인이다. 리딩투자증권에 앞서 디베스트투자자문 사장과 캐피탈웍스구조조정회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리딩투자증권에서는 실물자산본부장을 거쳐 2013년부터 총괄 부사장직을 수행하다가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7년 대주주가 변경된 파빌리온자산운용에 새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정영철 사외이사는 현직 NH농협은행 투자금융부 팀장이다. 김민녕 사외이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직에 있다. 이들은 각각 작년 3월과 2017년 9월 사외이사로 선임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형 커졌지만…실적은 악화 일로

아시아자산운용은 설립 이듬해인 2010년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소재 신축 오피스(6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같은 해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 소재 미분양 아파트(2542억원)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소재 미분양 아파트(2730억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미분양 아파트(2512억원) 등을 잇따라 매입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크게 이름을 알린 건 2016년 말 당시 국내 부동산 개발 역사상 최대 사업으로 부상한 '파크원' 개발사업에서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으면서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 토지 공유지분·지상건축물 매입(370억원), 비즈니스호텔 개발 사업(225억원) 등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투자 펀드를 설정했다.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에도 크고 작은 투자활동을 이어갔다. 2018년 에쿼티 담보 유동화대출(ABL)에 투자하는 25호 펀드(98억원)를 시작으로 작년 말까지 총 11개 부동산 펀드를 설정했다. 각 펀드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부동산 실물보단 개발 사업이나 PF·브릿지 대출에 투자하는 유형이 많다.


아시아자산운용 인수 당시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아시아자산운용의 투자 역량을 극대화해 부동산은 물론 여러 대체투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운용사로 키운다는 것이었다. 특히 비슷한 시기 인수한 재테크 포털 팍스넷과의 시너지를 도모해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었다.

윤 회장은 직접 경영일선에 나서면서까지 파빌리온자산운용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가 피인수 회사의 대표이사로 나선 건 처음이었기에 파빌리온자산운용은 단연 시장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대주주 변경 이후 파빌리온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4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3571억원 대비 16.9% 증가한 액수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2017년 말 964억원이던 게 2018년 말 180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이후 올해까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이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정착됐다고 보긴 이르다. 최대주주 변경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16년 50억원이던 순이익은 2017년 2억원으로 급감했고 2018년과 작년엔 각각 6억원, 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4억원 순손실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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