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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ITC 최종 판결 연기 두고 갈린 양 사 입장12월 10일로 연기…LG "전례 있는 흔한 일" vs SK "의미 있는 일"

박기수 기자공개 2020-10-30 09:59:4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5: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7일로 예고됐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의 결말이 12월 10일로 미뤄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 판결을 연기하면서다. 양 사는 판결 연기에 대해 '소송에 당당히 임할 것이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살짝 다른 결의 입장을 냈다.

◇여전히 다른 양 사간 합의 '끓는점'

양 사의 분쟁은 지난해 4월 말 LG화학이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유출 및 지식재산권 침해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화해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합의'가 되지 않아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분쟁 상황을 종료하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번 최종 판결 연기 발표가 나고 양 사의 반응 역시 비슷한 궤다. LG화학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도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게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지동섭 사장 역시 최근 배터리 관련 행사에서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서로가 느끼는 대화가 가능한 지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LG화학은 대화의 전제를 SK이노베이션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그에 따른 배상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작년 분쟁 발발부터 조기 패소 판결을 거쳐 현재 시점까지 양 사의 입장은 이 지점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양 사 분쟁을 바라보는 업계 입장도 두 부류로 나뉜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외부 개입을 통해서라도 합의를 보고 분쟁을 끝내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여기서 외부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모든 주체를 의미한다.

또 다른 시선은 외부 개입 없이 양 사가 온전히 법적 공방을 거쳐 정식 절차를 밟는 것이 국내 배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시선이다. 기업 자산 중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지식재산권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호받는 전례를 남겨야 추후 해외 기업과의 비슷한 분쟁이 일어났을 때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보충 설명을 덧붙인다.

◇SK "ITC가 고심한다는 의미" vs LG "판결 연기는 전례있는 일"

ITC의 판결 연기를 두고 양 사가 드러낸 입장에서는 온도 차도 느껴진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더 길어지게 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낸 입장은 애초에 LG화학이 제기한 쟁점을 'ITC가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해석하며 원고와 피고 중 어느 곳도 승기를 잡은 게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긴다"라면서 "또 소송절차가 더 길어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 사의 합의를 은근히 요구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3월 이후 ITC가 직접 최종결정 시점을 연장한 건은 총 14건"이라면서 "14건의 소송 중 현재까지 9건의 소송에 대해 최종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입장을 두고 "SK이노베이션의 입장과 달리 LG화학은 ITC의 판결 연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뉘앙스"라고 분석했다.

양 사의 분쟁은 연임 여부를 놓고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도 변수다. 27일 만약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줬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하면 ITC의 판결은 무효화될 수 있다.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의 배터리 공장은 배터리 소재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수입할 수 없게 돼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 이슈와 이어진다. 이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력하게 봤다. 다만 이 역시 ITC가 판결을 12월로 미루면서 양 사의 상황 관망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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