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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5000억 부동산 유동화 추진 전국 지점 11곳 대상, 계열 KB자산운용과 매각 협의 중···세일앤리스백 조건, 임차기간 15년

이명관 기자공개 2020-11-02 08:15:5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한다. 수도권과 지방에 자리한 지점 11곳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조건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조만간 도입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 킥스(K-ICS)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킥스가 도입되면 부동산 위험계수가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위험계수는 대략 2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승하는 만큼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11개 지점 매각을 위해 계열인 KB자산운용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 자산 규모는 5000억원 선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은 KB금융지주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매각은 자산 유동화에서 주로 활용되는 세일앤 리스백을 전제로 하고 있다.

KB자산운용으로 매각이 성사되면 사실상 계열사에 자산관리를 맡기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 보유 11개 지점에 대한 유동화에 나선 상태"라며 "자산 매각 후 15년 장기 임차하는 조건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이 자산 유동화에 나선 이유는 오는 2022년 도입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킥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부채를 기존의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보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건전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킥스 도입 시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많이 쌓아야 한다.

킥스에서 정한 부동산 위험은 부동산 가격과 변동성, 부동산 투자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위험을 뜻한다. 부동산을 보유한 보험사는 손실이 발생할 위험에 대해 최대손실 예상액을 손실액의 평균값으로 나눈 위험계수만큼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지급여력(RBC)에서는 부동산 위험계수를 업무용도 6%, 투자용도는 9%로 보고 있지만, 킥스에서는 25%로 보고 있다. 쌓아야 할 준비금 부담이 2~3배 늘어나게 된다. 예컨대 보험사 보유 자산이 100억원이라고 했을 때, 기존 제도 아래에선 6억원 혹은 9억원의 준비금을 쌓으면 됐다. 하지만 킥스 도입 이후에는 25억원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KB손해보험이 매각 중인 부동산 자산이 5000억원에 이르는 걸 보면 필요한 준비금은 대폭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기준으로 필요한 준비금은 1000억원을 상회한다. 이에 반해 현금·예금자산은 리스크가 거의 없다. 따라서 보험사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자산을 매각해 현금성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자산운용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킥스 도입이 예고된 이후 최근 보험사들은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왔다. 지금까지 총 처분액은 1조6057억원에 달한다.

가장 최근엔 현대해상이 강남사옥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했다. KB손해보험을 비롯해 향후 보험사들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매각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유동화는 킥스 도입 시 예상되는 부동산 위험계수 상향조정 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킥스 도입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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