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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자사주 정리법, 블록딜 보다 EB 디스카운트 없이 프리미엄 받고 교환…성장성 내세워 유리한 조건 확보

원충희 기자공개 2020-11-02 08:22:5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07: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최근 3396억원(3억달러) 규모의 해외교환사채(EB)를 발행한 데는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은 물론 3년 안에 팔아야 하는 자사주 정리 목적도 있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할 경우 시가보다 싸게 팔아야 하나 카카오는 EB를 통해 오히려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효과를 얻었다.

카카오는 전일 미화 3억달러 규모의 해외EB 발행을 마무리하고 투자자들로부터 대금을 납입 받았다. 내년 1월 1일부터 2023년 4월 18일까지 카카오 보통주와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주당 교환가는 47만7225원으로 교환대상 주식 총수는 71만1552주다.

카카오는 EB 발행목적을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 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그 이면에는 한 가지 목적이 더 있다. 과거 음원사이트 멜론의 운영사로 유명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흡수 합병한 뒤 분사하는 과정에서 2018년 9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를 자본시장법에 따라 5년 안에 처분해야 했다. EB 만기를 2023년 4월에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 3년간 주가 추이

자사주는 통상 블록딜로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매수자를 미리 구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 시작 전이나 마감 후 시간외매매로 한 번에 넘기는 방식이다. 관행적으로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대략 5~8%)에 주식을 넘긴다. 일종의 떨이 판매로 인식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블록딜보다 EB 방식을 선택하면서 디스카운트는커녕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았다. EB 교환가액은 청약을 했던 21일 상장주식 종가의 13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처음 제시한 교환가는 주당 45만713원으로 상장주 종가의 127.5% 수준이었으나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상향됐다.

시장에선 카카오 주가가 3년 내 47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카카오가 2016년 발행한 EB(주당 12만8128원) 투자자들은 2~3배 이상의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입장에선 블록딜로 처분한다면 할인해서 팔아야 할 자사주를 주당 35% 비싸게 매각하는 효과를 얻었다.

다만 카카오 주가가 만기 전까지 47만원을 크게 웃돌지 못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에 발행된 EB의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 행사기간은 납입일 이후 2년(2022년 10월 28일)이 되는 날부터다. 주가부진으로 조기상환 수요가 많아지면 그만큼 교환되지 못하고 남는 자사주가 생긴다. 그때는 시간에 몰려 급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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