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리츠(REITs)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된 이래 투자 대상이 다양화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2002년 5000억원대에서 지난해 50조원을 넘어섰다.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리츠를 활용한 투자 형태가 지나치게 사모로 집중됐다. 공모리츠가 있었지만 사모와 유사한 성격의 비상장 공모가 주류를 이뤘다. 공모상장 리츠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사실상 리츠는 일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다.
공모리츠의 순기능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었다. 공모리츠는 주식, 채권과 비교했을 때 장기적이고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그만큼 고령층 소득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리츠의 순기능을 위해 정부가 당근책을 내놓기 시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순차적으로 규제가 완화됐고 최근엔 세제혜택까지 제공키로 했다.
이 같은 유인책은 곧바로 효과를 내는 듯 했다. 조 단위 롯데리츠부터 주유소리츠까지 매력적인 자산을 기초로 한 공모상장 리츠가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몇몇 굵직한 공모리츠 외엔 여전히 사모리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무자들 사이에서 공모리츠는 기피대상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모리츠의 소관부처가 국토부와 금감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태생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 통일성 있는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몇몇 문제에 있어서 유권해석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특정금전신탁'이 있다.
현행 부동산투자법에 따르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자금을 모아올 경우 기관투자자와 동일시하고 있다. 국토부가 검증된 투자자에 한해 절차를 간소화시켜준 셈이다. 하지만 그 취지와는 달리 패스트트랙으로 여겨졌던 특정금전신탁이 지금은 실무자들의 골치를 썩이고 있다. 기관투자자 지분율 요건이 30%인데 미충족시 국토부는 사후 조치를 통해 해결 가능하도록 했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불가하다는 방침이다. 상장을 위해선 금감원의 이해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요건 미충족시 투자자는 공모상장을 위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국토부 인가 절차를 고려하면 족히 두 달은 걸린다. 실제 신한리츠운용이 최근 물류센터 공모리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정금전신탁' 지분율 요건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결과만 보면 헤프닝이었다. 신한리츠운용과 국토부는 협의를 거쳐 일주일도 채 안돼 인가 절차를 다시 마무리했다. 하지만 신한리츠운용과 국토부 간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유권해석' 문제로 공모리츠가 무산된 사례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공모리츠 활성화'라는 정부의 방향성은 확고하다. 다만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책이 실효를 거두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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