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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 만료 바이오텍 점검]신라젠, 거래재개에 자본확충…난제 동시 풀어야⑤ SI·FI 총동원 자본 확충 사활…마지막 보루 네오이뮨텍 지분

심아란 기자공개 2020-11-10 07:30:30

[편집자주]

기술특례제도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입성 문턱을 낮춰준 제도다.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더디게 나오는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다. 거래소는 상장 후 3년간 사후 관리도 면제해준다. 특례 기간이 끝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특례를 받는 기간 동안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다. 적자가 지속되는 탓에 자본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진입도 불가피하다. 더벨은 특례 기간이 경과한 바이오테크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코스닥에서 거래가 정지된 지 7개월째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와 함께 자본 확충이란 두가지 난제를 풀어야 한다. 거래 재개가 돼야 자본확충이 가능하고, 자본확충이 가능해야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6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신라젠은 지난해 항암 신약 펙사벡에 대해 임상 실패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신라젠은 신약개발에 매진하느라 별도의 수익 기반은 마련하지 못했고 지난해 세전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세전 손실 관련 특례 기간이 끝나 자본금을 확충해야 하는 와중에 신약 개발 중단에 따른 스캔들로 증권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신라젠은 연말까지 자본금을 늘리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이 불가피하다. 자본 확충을 위해선 거래 재개가 필요한데 이에 필요한 작업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통과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네오이뮨텍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방법까지 고려 중이다.


2006년에 설립된 신라젠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에 역량을 쏟아왔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펙사벡(Pexa-Vec)이다.

펙사벡은 간암 치료 목적으로 개발해오다 지난해 8월 임상 3상이 조기 종료됐다. 사실상 임상이 실패하면서 해당 자산을 손실 처분해야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라젠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은 1132억원으로 치솟았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자본금은 610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법차손 비율이 186%를 기록했다. 2회 이상 세전 손실이 자본금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신라젠은 올해 상반기까지도 285억원 규모의 법차손을 낸 탓에 자본금 대비 비중이 69%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별도의 수익 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신라젠은 신약 개발 기업으로 그동안 제품이나 상품 판매에 나서지 않았다. 매출은 공동연구개발, 라이선스, 마일스톤 수익에서만 나오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엔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라젠이 자본금을 쌓으려면 투자 유치나 보유 자산 처분이 필요하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자본 확충을 준비 중이고 제약사, 사모펀드 등 SI와 FI들이 투자 의향을 보여주는 곳들이 있다"며 "펙사벡 임상 3상 실패에 따른 후속 비용은 올해까지만 나가므로 자본잠식 우려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현금화 가능한 투자 자산 처분도 검토 중이다. 신라젠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네오이뮨텍의 주식 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를 감안한 보유 지분 가치는 70억원 수준이다. 이를 매각하면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자본 확충과 함께 신라젠의 최대 당면 과제는 거래 재개가 꼽힌다. 문은상 전 대표를 비롯한 전직 임원들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혐의로 신라젠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5월부터 신라젠의 주식 거래를 막아뒀다. 기존 경영진과의 분리를 통해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길 권고해왔다. 신라젠은 9월에 주상은 대표를 선임하고 이사회를 새로 꾸리며 경영투명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신라젠은 자본 확충 계획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달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 적격성을 판정할 예정이다. 부적격 판정이 나올 경우 신라젠은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다.

상장 유지 판정을 받은 이후에는 경영진들이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제로(0)다. 문 전 대표가 5.15%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상태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적응증 확대와 함께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치료법,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의 개발 등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두 가지의 후보물질(KCo-Vec 001, kCo-Vec 002)을 도출하기도 했다.

펙사벡 적응증 확대는 물론 재무적인 개선과 거래 재개등 난제를 모두 풀어야 기업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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