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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자회사형 GA 합병 숨은 의도 '조직 슬림화' 지점장 '정규직→위촉직' 전환 포석, 메리츠화재式 '아메바경영' 도입 검토

이은솔 기자공개 2020-11-06 07:50:1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09: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자회사형 GA(독립보험대리점) 두 곳을 합병한 이면에는 인력 구조조정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인력을 자회사로 이관해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부터 메리츠화재식 '아메바경영' 도입을 검토해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3일 자회사인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형 GA다. 한화생명은 합병 이유에 대해 경영의 효율성을 실현하고 수익구조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자회사형 GA를 설립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주요 채널인 전속설계사(FC) 외에도 자회사형 GA를 통해 텔레마케팅(TM)이나 남성 설계사 조직 등을 시도했지만 꾸준히 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화생명은 2018년 대규모 증자를 통해 손실을 메웠고 이번에는 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를 합병하면서 보다 힘을 싣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합병을 제조·판매 분리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수보험사는 보험상품 제조만 담당하고 판매는 GA가 전담하는 '제판분리'가 이뤄지면 원수사는 영업조직과 인력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또 설계사 위촉 계약도 직접 맺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용 문제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규제 강화와 IFRS17 도입에 대한 부담 등으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고민 중"이라며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에서도 판매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영업조직 이관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모집 수수료 1200% 제한과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등 설계사 관련 규제가 강화된다.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는 한화생명이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회사형 GA에 영업 부문을 이관하고 조직 슬림화를 통해 고정비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메리츠화재식 '아메바경영' 도입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바경영은 분열을 통해 여러 개체로 갈라지는 아메바처럼 회사 조직을 부문별로 나눠 주인의식을 갖고 각각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경영 기법을 뜻한다.

대면보고와 중간관리자 조직을 없애고 희망퇴직을 통해 고정비용을 축소하는 게 골자다. 보험업계에서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선도적으로 적용해 파장을 일으켰다. 수익성 악화로 중하위권으로 전락했던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진통도 상당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외부 컨설팅사를 통해 아메바경영 도입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검토를 진행했다. 올해는 이를 상품 판매와 설계사 조직 등 영업부문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화생명의 전속설계사(FC)들은 상품 판매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위촉직이지만 설계사를 관리하는 지점장은 본사의 정규직 직원들이 맡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아메바경영 도입 당시 정규직이었던 영업지점장들을 사업가형본부장으로 전환했다. 고용이 안정성이 감소하는 대신 성과에 따라 보수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생명도 자회사 합병을 마친 후 장기적으로 지점장들을 자회사 위촉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영업 인력에 대한 인건비, 퇴직금, 점포 임차 보증금 등의 고정비 절감이 가능하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지점과 영업소는 578곳이다.

앞선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국내 2위 대형사에 대면 영업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영업조직도 크고 고정비 부담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며 "자회사를 활용해 본사의 몸체를 줄이고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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