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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송곳심사에 IPO 지연 속출…빅히트 탓? 7개사 기간정정으로 일정 미뤄…자금조달 계획 차질

이경주 기자공개 2020-11-06 13:15: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16: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발행사들이 깐깐해진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심사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의 정정요구 10월 이후로만 7개사가 IPO 일정을 미루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촉발한 공모주 거품논란 탓에 당국이 심사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IPO 일정 지연이 발행사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금조달 지연은 사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정정요청 '한번'은 기본?…줄줄이 연기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0월 중순 이후로 현재까지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가운데 수요예측 일정을 미룬 곳은 7개사에 이른다. 알체라와 퀸타매트릭스, 명신산업, 클리노믹스, 포인트모바일, 티앤엘, 모비릭스 등이다.


대다수 금감원으로부터 ‘기간정정’을 요구 받은 탓이다. 기간정정은 IB업계 용어다. IPO 일정을 바꿔야 할 정도로 중대한 내용변경이 요구되는 정정이라 기간정정으로 불린다. 공모가나 공모주식과 같은 발행조건 변경, 청약기간 변경, 자금 사용목적 변경, 인수기관 변경 등이다.

증권신고서는 발행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이후 15영업일이나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고 신고한 조건으로 청약을 할 수 있다. 이 기간(15영업일) 동안 금감원은 신고서에 하자가 있거나 기재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단순오기 정정요구는 효력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기간정정은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한 시점부터 15영업일을 처음부터 카운트하게 된다. 수요예측을 미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탓에 알체라는 본래 이달 5~6일 기관수요예측을 하려던 일정을 한 달 뒤인 내달 3~4일에 하게됐다. 모비릭스는 아직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일정도 못 잡았다. 다른 5개사도 보름 이상 미뤄졌다.

업계에선 이구동성으로 금감원이 평소보다 깐깐해졌다고 본다.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10월 15일) 전후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정정대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공모가 과대평가 지적이 있었던 데다, 공모가 산정에 관여한 주요 FI(재무적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물량을 털어내면서 논란이 됐다.

IB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연간으로 기간정정을 받은 발행사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며 “지금은 기간정정은 모두 한번씩 받는 통과의례라고 느낄 정도로 금감원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부터 공모주시장 과열조짐이 있었던 데다 빅히트가 논란이 된 영향 때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분기실적 재반영, 투자 차질까지…발행사 발동동

문제는 일정 지연으로 파생되는 애로사항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엔 3분기 재무지표를 증권신고서에 새롭게 반영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10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상반기까지 재무지표를 기반으로 자사와 피어그룹 밸류를 산출했다. 11월 중순 수요예측을 할 경우 3분기 결산도 완료되는 시점이다. 새로운 숫자에 기반 해 밸류 산출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세일즈 마케팅 전략도 바뀐 숫자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증시변동성이다. 발행사들은 각자 속한 업황에 맞춰 최적의 타이밍에 수요예측일을 결정한다. 일정이 지연되면 이 같은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당장 11월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이벤트 덕에 증시변동성이 더 커졌다.

세 번째는 사업차질이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중견 기업은 조달이 늦어지면 즉각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명신산업과 같은 수주기반 기업이 일례다. 명신산업은 글로벌 전기차 1위인 테슬라에 차체를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 물량이 늘어 공장증설을 위해 추진한 IPO다.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 243억원을 전량 시설투자에 편성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심사를 철저히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나 반작용도 생각할 필요도 있다”며 “당장 분기보고서(3분기)를 추가해야 하는 기업은 신고서 검토업무부담이 급격히 늘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스케쥴이 어그러져 투자가 늦어지거나 고객사에 선납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큰 문제”라며 “증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도 큰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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