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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경영권 분쟁]사외이사 해임 번복 논란, 표 대결 변수되나②CB 매각건 이견, 자진사임 봉합 불구 독립성 이슈 표면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09 10:15:5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1: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갈 길이 먼 '임태순'호(號)가 첫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을 앞두고 사외이사 해임 안건을 올렸다가 한 달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만기 전 취득한 전환사채(CB)를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이 원인이었다.

결국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하는 방향으로 봉합이 됐지만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케이프 측은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케이프는 오는 10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경영권을 손에 쥔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다. 임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 등 우호 인사를 이사진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김광호 KHI 회장이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거머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잡음도 나왔다. 사외이사 해임안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케이프는 올 9월 이사회를 열고 갑작스럽게 최영수 사외이사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최 사외이사는 아직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었다. 적대적 M&A로 내부 결집이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내부 인사를 내보내면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갈등의 시발점은 '7회차·8회차 전환사채 재매각' 건이었다. 케이프는 올 6월 12일에 이사회를 열고 18억원 규모의 CB 재매각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진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케이프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진들은 유연하고 능동적인 매각 결의를 제안했지만 사외이사가 SK증권 측의 자문 내용을 근거로 매각 결정을 반대하면서 협의가 지연됐다.

이에 석 달 뒤인 올 9월 29일 다시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해임건'을 주주 총회 안건으로 상정시켰다. 영업상 비밀을 외부에 유출시킴으로써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것이 해임 사유였다.

해임 의안에 대해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진은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 측은 내용 증명 발송 등을 통해 해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사진 간 갈등 국면은 결국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사회는 해임안 상정 후 다시 한 달만인 10월 22일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해임 안건을 폐기했다. 해임 사유였던 △의사결정 지연 △경영활동 방해 △비밀 유지 의무 위반 등이 사실과 다르고, 결정적으로 최영수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스스로 사임했다는 점을 근거로 댔다.

회의록 내용만 보면 케이프 이사진이 사실과 다른 이유로 안건 통과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를 해임시키려 했고, 결국 사외이사가 스스로 그만둠으로써 사태가 수습된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케이프가 처한 현실 탓에 양측이 '자진 사임'을 미봉책으로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케이프는 현재 적대적 M&A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이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호 이사진을 합류시켜 경영권 방어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외이사 해임건이 자칫 내부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안건 상정에 부담이 컸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외이사 측 또한 불명예 퇴진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프 관계자는 "사외이사 자진 사임은 개인적인 이유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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