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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나무' 주식 신성 노현복 더블유운용 이사 [매니저 프로파일]적확한 매수 타이밍·리스크 제어 핵심, 밸류 트레이딩·이벤트 등 활용 100% 수익 즐비

김시목 기자공개 2020-11-11 13:00:5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전 국가대표 출신의 축구선수가 남긴 어록(기원은 공자 말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이다. 사실 운동만이 아니라 어떤 일에도 응용 가능한 말로 회자된다. 그렇다면 노력에 더해 즐기기까지 하면 결과는 어떨까. 노현복 더블유자산운용 이사(사진) 얘기다.

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에서 시작해 증권사 프랍 부서, 헤지펀드 운용사에 입문하는 동안 오로지 한 길만을 바라봤다. 불가피하게 잠시 다른 길을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로를 바로 잡았다. 항상 주식과 관련된 종목 분석과 관련해 밤낮 일에 빠져사는 워크홀릭으로 묘사된다. 엄격함만큼 고된 일이지만 기저엔 '주식이 너무 좋아서'란 즐거움이 항상 자리한다.

그는 투자 성패를 적확한 매수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라 여긴다. 이를 기반으로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성과를 노린다. 기업뿐만 아니라 업종 분석도 주도면밀하게 하는 만큼 결실은 특정 섹터에 치우침이 없다. 그만큼 기업분석의 꼼꼼함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실력과 역량을 넘어 조직 동료이자 선후배로 갖춘 품성과 됨됨이는 존재감을 더욱 빛나게 한다.


◇ 성장 스토리: 가치투자 동아리 ‘터닝포인드', 증권업 첫 발

1983년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이듬해부터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유년기 시절은 여느 평범한 아이들과 같았다. 공부도 곧잘 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증권사나 운용사 등 업계는 물론 주식이라는 것에 관해 관심은 전무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진로였지만 유년기와 소년기를 거치는 동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전환점이 된 시기는 2002년 고려대학교 입학이다. 식품자원경제학과에 진학해 과대표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등 대학 초년생의 특권을 누렸다. 딱히 무언가에 꽂히지도 않았다. 삶은 군대를 다녀온 후 완전히 바뀌었다. 지인와 함께 들어간 가치투자 동아리 ‘큐빅(KUVIC)’은 그에게 신세계에 가까웠다. 기업분석 및 리서치 등에 심취한 시기였다.

자연스레 사회 생활 첫 발은 증권사에서 시작했다. NH투자증권에 입사했지만 정작 주어진 업무는 본사 결제업무부였다. 원래 하고 싶었던 것과는 다소 간극이 있었다. 시간이 날때마다 짬짬이 기업분석도 해보고 펀드 운용 시뮬레이션도 시도했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목마름만 커지는 사이 4년 만인 2012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내부 선발로 고유자산 운용부(프랍)에 들어간 그는 꿈꾸던 길을 찾았다. 국제결제업무와 리서치 업무로 쟁쟁한 선배들의 운용과 전략, 노하우 등을 어깨너머로 배워갔다. 더 큰 기회는 머지 않은 시점에 찾아왔다. 2017년 헤지펀드운용본부 안에서 펀드를 본격적으로 운용했다. 오랜 기간 마음속에 품어오던 꿈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그는 “사실 주식으로의 입문은 대학생활 가치투자동아리가 기점이었다”며 “동료들과 함께 기업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랍부로 오기 전 밤새 이력서 작성과 면접 준비를 했던 당시의 기억은 떨림은 생생할 정도”라며 “와서 업계 정상급 선배님들의 테크닉을 배우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고 덧붙였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매수 타이밍 및 리스크관리, 5종 전략 가미

노 이사의 운용 철학은 압축하면 적확한 매수 타이밍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기업에 대한 분위기(concensus)도 중요 고려 대상이다.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 향후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데이터와 수치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통해 추출한 뒤 밸류체인(value chain)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적정 가치를 산출한다.

플러스 알파는 신속함이다.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빠르게 산출한다. 주가가 오르기 전에 투자판단을 완료하고 이후부터는 보유한 포지션은 목표 가격에 가까워질 때마다 분할매도를 실행한다. 올해 초 매트리스 제조사 지누스로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분할매도 등 포트폴리오를 가변적으로 꾸려가는 전략이 대표적 사례다.

기간 수익률이 기대 수치보다 하회하면 비중을 축소한다. 로스컷(loss cut)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철저하게 내부 기준을 지킨다. 주가가 하락한 후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투자 시점 이후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했다면 그 투자는 성공한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한다.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셈이다.

더블유자산운용이 펀드 운용과 동시에 항상 주식과 현금 비중을 합리적으로 조절하는 점 역시 노 이사의 전략 중 하나다.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을 현금으로 비축해둔다. 이를테면 코로나19로 급락한 장세 속에 반등 기미가 포착될 경우 여윳돈을 활용해 합리적 가격에 종목 베팅에 나설 수 있다. 고수익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주요 운용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다. 밸류 전략으로 기업 펀더멘털을 깊이있게 분석하고 자주 업데이트하면서 기업과 시장 흐름에 따라 트레이딩한다.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전략, 기업분할 및 합병 등에 참여하는 이벤트 트레이딩 전략, 딜 소싱을 통해 상대적으로 큰 물량을 시가대비 할인 취득하는 블록딜 전략, 기타 스팩 전략 등이 핵심 수단이다.

노 이사는 “초기의 정확하고 발빠른 분석과 타이트한 업데이트를 통해 매수 및 매도 시점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전략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가하락 리스크를 제어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률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더블유자산운용 펀드가 고수익을 내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1 : 종목별 100% 수익 즐비, 2020년 펀드 수익률 35%

물론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2019년 운용사 이직 후 적응기가 있었다. 오랫동안 대형 증권사 안에서 일은 했지만 구성원으로서 역할도 컸다. 그가 추구하는 운용을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에서도 일정 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당시 더블유자산운용이 주요 매니저들이 대거 나가고 새로 유입되면서 다소 어수선했던 점도 영향을 받았다.

이듬해부터 진가는 나타났다. 전체 펀드 수익률은 35%에 달했다. ‘W1000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W크래프트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2호’ 등이 주도했다. 수탁고 역시 4000억원대 돌파를 목전에 뒀다. 공사모를 막론하고 주식형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과는 상반됐다. 특히 비상장 선구안을 가진 김우기 대표와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더블유자산운용 펀드 내 포트폴리오의 개별 수익률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바이오기업(조직공학 치료재) 엘앤씨바이오는 수익률이 210%, 음향기기 제조사 이엠텍은 100%, 국내 간판 언택트(Untact) 종목인 카카오 100% 등 갑절 이상 몸값이 뛰어오른 종목들이 부지기수다. IPO 실권주에 대거 베팅해 50% 이상의 수익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노 이사는 특정 섹터에 치우침없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절대수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하면 섹터 장벽은 철저히 배제한다. 기업은 물론 섹터 전반에 대한 분석을 심도있게 진행하는 점도 가능한 환경을 만든다. 특정 시점에 이슈가 있는 섹터의 경우 운용본부 리소스를 집중해 투자 판단을 내린다.

올해 수익은 모든 섹터에서 고루 이뤄졌다. 의료기기 5.8%, 제약바이오 5%, 인터넷 및 게임 4.6%, 5G 4.4%, 핸드셋 4.0%, 소비재 2.3% 등이다. 이외 IT 2.2%, 2차전지 2%, 바이오시밀러 2%, 광고 1.5%, 친환경 1.5% 등도 마찬가지다. 비상장 종목 가운데서도 기업 분석이 완료되면 딜 소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사실상 모든 섹터가 투자 대상이다.

그는 “투자 기준은 섹터가 아니라 시점”이라며 “향후에도 편식하지 않고 합리적 가격이 전제되면 다양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섹터에 치우침이 없다는 점은 그만큼 향후에도 수익률 제고의 선택권과 폭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며 “더블유자산운용의 분석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 조직 신뢰, 철저한 계산형…멀티형 매니저 진화

그를 데려 온 김 대표의 두터운 신임과 확신은 단순히 일을 믿고 맡기는 차원이 아니다. 워크홀릭으로 보일 정도의 치열하게 분석하고 집중하는 스타일에 대한 온전한 신뢰다. 여기에 운용 조직 안에서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귀감이 될 만큼 성실하고 모범적인 리더 역할을 증명하고 있다. 그만큼 업무 안팎으로 귀감이 되는 매니저다.

증권 및 운용업계 내 인맥은 고려대학교 동아리 ‘큐빅’과 직간접적으로 모두 닿아있다. 서울대학교 ‘스믹’ 등과 함께 펀드매니저의 산실로 꼽히는 곳으로 지금도 업계 곳곳에 ‘큐빅’ 출신들이 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친구들이 하나둘 꽃을 피워가고 있다. 인생 도서로는 그의 스타일과 닿아있는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을 꼽는다.

그는 “다양한 시장참여자들과 무수한 정보가 섞여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아무리 훌륭한 펀드매니저라도 완벽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재자로서의 ‘동료’는 늘 가까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는 투자 승률을 높여주는 안내자”라며 “일종의 마라톤에서 ‘페이스 메이커’로서 각자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고객들과 업계 선후배들은 그를 타이트한 손익 관리와 다양한 전략에 강점을 가진 펀드 매니저로 묘사한다. 여기에 프랍 출신 운용역 답게 단순 벤치마크보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전략에 부합하는 쪽이다. 기본적으로 매수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는 분석형 스타일의 그의 정체성에 일정 부분 부합하는 평가인 셈이다.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흐름이 사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성향이 낮다고 본다. 대부분 시장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주식형 롱펀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블유자산운용을 다양한 전략과 낮은 변동성에 주안을 두는 헤지펀드 하우스로 키우고 싶다는 욕심은 국내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발전과도 닿아 있다.

노 이사는 “투자 감각과 분석력을 갖춘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꿈을 꾼다”며 “좋아서, 재밌어서, 즐거워서 나 먼저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멀티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고 싶은 게 목표”라며 “궁극엔 만들어낸 성과물을 고객들과 함께 고루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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