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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아문디를 움직이는 사람들]36년차 '농협맨' 배영훈 대표, 1등 DNA를 심다①중앙회·은행 거친 '재무통'...ETF 성공 론칭, 필승코리아 흥행몰이 '주역'

김수정 기자공개 2020-11-16 12:48:05

[편집자주]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농협금융지주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합작법인으로 2003년 출범했다. 양 주주사의 가치관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 채권, 대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연간 약 10조원씩 몸집을 키우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2017년 20조원대였던 운용자산(AUM)은 어느덧 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8: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괄목할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은 단연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사진)다. 농협중앙회부터 NH농협은행을 거쳐 NH-아문디자산운용에 몸 담은 그는 36년째 농협 밥을 먹고 있다. 농협중앙회 지점·지부장 시절에는 실적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신설 농협은행으로 이동, 각종 재무를 처리하면서 '재무통'으로 입지를 굳혔다.

배 대표가 NH-아문디자산운용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합류한 이후 운용자산(AUM)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대표이사 승진 이후엔 성장세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CMO 시절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고 대표 취임 직후 내놓은 '필승코리아' 펀드는 전에 없던 흥행몰이를 했다. 배 대표는 더 나아가 해외·대체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신규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타고난 승부욕·리더십…지점 영업부터 투자금융까지 섭렵

배 대표는 1960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전남대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한양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농협중앙회 내 금융 관련 부서들이 지주 산하 별도 금융법인으로 독립한 이후에는 NH농협은행으로 적을 옮겼다.

농협중앙회와 은행을 통틀어 다양한 부서를 경험했는데 특히 재무 관련 업무와 리스크 관리에서 폭넓게 경력을 쌓았다. 농협은행에서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종합기획부장을 지낸 뒤 NH-아문디자산운용 CMO로 새출발을 했다. 그리고 약 2년 반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배 대표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면 타고난 승부욕과 추진력,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농협중앙회 시절인 2008~2010년 그는 동순천지점장과 광양시지부장을 각각 1년, 2년 간 지냈다. 농협중앙회는 비슷한 규모 사무소 20~30곳을 한 그룹으로 묶어 해마다 실적 순위를 매겼는데 배 대표가 맡았던 지점과 지부는 3년 연속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동순천지점은 배 대표가 지점장을 맡으면서 설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평가에서 그룹 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광양시지부의 경우 배 대표가 지부장을 맡았던 마지막 해에는 그룹 내 1위뿐 아니라 전국 160여개 시·군지부 중에서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년 창립기념일에 전국 지점·지부의 영업 실적과 농업 지원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상하는 총화상을 받기도 했다.

배 대표는 사실상 농협은행의 원년 멤버다. 그는 2012년 3월 농협중앙회를 떠나 당시 농협중앙회 손자회사로 신설된 농협은행의 재무관리부장으로 부임했다. 중앙회 내 은행부문이 분리돼 농협은행으로 독립한 직후다. 이전까지 금융업과 농산물 유통업을 아울렀던 농협중앙회는 2012년 3월을 기점으로 '1중앙회-2지주사' 체제로 재편됐다. 농협은행에서 배 대표는 약 3년 동안 재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은행 곳간의 기둥을 세웠다.

2015년 투자금융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재무부와의 인연은 끊기지 않았다. 배 대표는 이듬해 재무부와 기획부를 합해 확대 재편된 종합기획부의 부장으로 낙점됐다. 농협은행이 큰 위기에 직면했던 시기다. 2008년 무렵 크게 확대했던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계 여신이 대거 부실화 위기에 몰리면서다. 단기간에 충당금이 1조670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연간 적자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연말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배 대표 입장에서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다.

투자금융부장을 지낸 2015년에는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민간투자 방식으로 진행 중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금융주선을 따낸 것이다. 해당 사업은 서울 성산대교 남단과 금천나들목(IC)을 잇는 서부간선도로 10.3Km 구간 지하에 4차선 터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농협은행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리은행과 공동으로 8500억원 규모 사업자금 모집을 담당하는 금융주선사로 선정됐다. 이 지하도로는 내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운용사에서 새로운 시작…AUM 확대·사업 다각화 '속도'

배 대표는 종합기획부장을 마지막으로 농협은행을 떠나 2017년 2월 NH-아문디자산운용 CMO로 선임됐다. 운용할 자금을 끌어오거나 투자상품을 기획하는 게 마케팅부문의 주 업무다. CMO로 재직하면서 그는 AUM 확대와 상품 다각화에 공 들였고 이는 실제 성과로 가시화했다.

배 대표가 합류한 이후 NH-아문디자산운용 AUM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 27조2590억원, 2017년 28조5050억원 수준이던 것이 2018년 34조4414억원으로 20.8% 증가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19년 말에는 43조2720억원으로 25.6% 늘어났다. 올해 들어선 한때 48조원을 넘나든 적도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HANARO) ETF'는 배 대표가 CMO 시절 이룬 가장 대표적인 성과다. 그는 종합 운용사로서 ETF 라인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펀드시장 주류가 점점 패시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도 파악했다. 이에 전임 대표이사를 비롯해 주요 임원들에게 ETF 필요성을 설득했다.

처음엔 내부에서 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선두주자들의 과점 구도가 워낙 확고한데다 당장 ETF 운용이 가능한 인력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ETF 출시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배 대표는 끈질기게 의견을 관철했고 직접 발로 뛰면서 ETF 상장을 준비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2018년 3월 상장된 'HANARO 200' ETF다. 이 ETF는 업계 최저 보수 전략을 앞세워 2개월 만에 2000억원을 빨아들이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데뷔했다.

대표이사 취임 직후 출시한 'NH-Amundi필승코리아' 펀드는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NH-아문디자산운용을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렸다. 배 대표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한 지 약 2년6개월 만인 작년 8월1일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그리고 2주 만인 8월14일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일찍이 리서치조직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를 염두에 두고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정확한 작명이나 상품화 계획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배 대표는 펀드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14일에 해당 포트폴리오를 상품화해야겠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인 펀드 설정, 인가 시스템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금융당국도 해당 펀드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협조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설정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이후 정·관계 주요 인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년여 동안 필승코리아 펀드 누적 판매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누적 수익률은 50%를 웃돌고 있다.

올해 9월 출시한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는 배 대표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내놓은 야심작이다. 이 펀드는 2개월여 만에 설정액이 900억원에 가까이 커지는 등 비슷한 시기 출시된 여타 ESG 펀드들을 압도한다. 프랑스 아문디의 ESG 방법론과 국내 연기금의 ESG 투자풀을 참고해 구축한 독자적인 방법론을 활용하도록 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배 대표는 향후 해외투자와 대체투자에 방점을 두고 회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필승코리아 펀드와 100년기업그린코리아 펀드를 시작으로 '코리아'를 브랜드화하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단순한 테마형 펀드가 아닌 국가 기간산업을 뒷받침하는 펀드를 만들고 이를 시장에 각인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당장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신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각종 사모펀드 사고 속에서 펀드를 등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앞장서고자 한다. 배 대표는 "좋은 상품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운용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선제적으로 이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신뢰를 갖고 NH-아문디를 찾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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